RE100(재생에너지 100%) 캠페인이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지만 꼭 기업만 참여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공공기관이나 대학, 병원 등 전력 다소비 시설이라면 자체적으로 RE100을 선언할 수 있다.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 등 해외에서는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하지 않아도 주나 도시 차원에서 전력을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하겠다는 발표가 있기도 했다.
서울대학교는 2012년부터 10년 연속 서울시 내 에너지(전기+가스) 사용이 가장 많은 건물에 올랐다. 대형 사업장이 없는 서울은 건물부문이 전력 사용량도 많으며 이와 맞물려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량도 전체의 약 70%로 가장 많다.
지난달 서울시가 발표한 2021년 서울 내 에너지 다소비 건물 순위를 보면 서울대가 에너지 사용량 5만3318TOE(석유환산t)로 전년도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2543TOE 증가했다. 학교부문에서 2위에 오른 연세대(1만9444TOE)나 3위 고려대(1만9353TOE)보다 월등히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지난해 서울 내 에너지 다소비 건물 총 2위였던 LG사이언스파크 동측부지(4만7938TOE)도 약 5000TOE 앞질렀다.
서울대는 캠퍼스가 여럿이고 교내 건물과 실험실이 많은 점이 에너지 다소비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대가 매년 발간하는 ‘서울대 그린레포트 2021’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건물별 에너지 소비 총량 1위에 대학원연구동2단계가 꼽혔다. 이 건물에서만 연간 소비한 에너지 총량이 3679TOE로 전체 소비량의 6.62%를 차지했다. 이 밖에 상위 20개 건물 중 △농업생명과학대학 △반도체공동연구소 △제1·2공학관 △공학관1·2·9·10 등 이공계열 건물 또는 연구시설이 많았다.
서울대 온실가스 배출량도 전력 사용량과 관련이 깊다. 2021년 서울대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14만1334tCO₂eq(이산화탄소환산)였다. 이 중 이공계 건물과 연구동이 밀집한 관악캠퍼스에서 배출된 양만 11만87tCO₂eq로 약 78%에 달한다.
서울대 전체 배출량의 대부분은 전력과 난방으로 발생한다고 나타났다. 80.3%는 전기로, 19.3%는 보일러나 가스히트펌프 등 연소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나왔으며 자동차 등 이동연소로 인한 배출은 전체의 0.4%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