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초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에서 연일 파열음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최근 ‘수도권·MZ세대 대표론’을 꺼낸 게 도화선에 불을 댕겼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MZ세대 대표론’에 가세하며 “심판으로서 부적절하다”(장제원 의원)는 반발을 불렀다. “당권 주자들이 다들 (당원들의) 성에 안 찬다”고 발언한 주 원내대표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두 차례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심(尹心)’ 논란까지 겹쳤다. ‘수도권·MZ세대 대표론’이 ‘한동훈 법무장관 차출론’으로 해석되자 다른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불쾌감을 드러냈다. 집권당 투톱의 ‘당 대표 조건’ 발언은 불공정 시비를 자초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 민감한 시기인 만큼 당 지도부는 발언 하나하나에도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
당내 친윤계가 전대 룰에서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현재 7대 3에서 최대 9대 1로 조정하려는 것을 놓고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비윤계 당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모두 반발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삼류 코미디 같은 얘기”라고 질타했고, 안 의원도 “사람들이 편법을 쓴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전당대회 룰은 당권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무리한 시도는 자제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