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D2C 브랜드스토어, ‘제통전쟁’ 대안 될까

네이버 제공.

 

쿠팡과 CJ제일제당 발주 중단을 둘러싼 갈등인 일명 ‘제통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브랜드들의 D2C 전환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쿠팡 모두 업계 내 시장 지배력을 가진 사업자다. 쿠팡은 제조사의 상품을 직매입한 뒤 배송까지 책임져주므로 마진률을 높여 가격협상력을 가져가는 모양새다.

 

CJ제일제당 같은 제조사는 반대로 공급가를 올려 마진을 남기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쿠팡의 발주 거부나 마진 협상 등의 과정에서 양측의 조율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통전쟁’의 관전 포인트는 제조사의 자율성과 협상력 회복 가능성에 있다. 쿠팡이 주도하고 있는 가격협상력을 되찾고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선 또 다른 강력한 판매채널이 존재하거나 광고비가 필요없는 자사몰을 키워 고객을 확보하면 된다. 실제로 이번 갈등으로 인해 11번가, SSG 등 경쟁사들이 ‘CJ제일제당 특가전’을 기획하며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이러한 유통 사이클에서 브랜드사들은 장기적으로 D2C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에서도 아마존에서 벗어나 자사몰을 키우는 브랜드사들이 많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브랜드가 유통 과정을 줄여 마진을 얻을 수 있을뿐 아니라  제품 생산부터 발주, 판매, 배송, 각종 고객 데이터 접점을 확보하여 주도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D2C가 이미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미국 D2C 이커머스 매출은 2019년 766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1745억 달러로 전망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마존에서 탈퇴한 나이키는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는 쇼피파이를 통해 자사몰을 만드는 한편, 이케아와 버켄스탁 등 글로벌 대형 브랜드들도 아마존을 벗어나 독립된 판매몰을 만들었다. 특히 나이키는 전체 매출에서 1/4정도를 디지털 채널 통해 얻게 되는 등 D2C 전환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솔루션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D2C 흐름과 맞닿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맨해튼 어소시에이츠, 블루욘더 등 공급망 테크 기업들이 D2C 트렌드 확산 속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블루욘더는 인공지능을 통해 제품 수요 등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하이네켄, 메르세데스 벤츠 등 전 세계적으로 3000개가 넘는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블루욘더는 일본 파나소닉에 지난해 71억 달러 가치로 인수됐다. 공급망 최적화를 지원하며 파파존스, 아디다스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맨헤튼 어소시에이츠도 올해 매출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네이버 브랜드스토어가 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네이버에 둥지를 트는 판매자들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로써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온라인 몰을 운영하는 텃밭으로 이용한다. 손쉽게 스토어를 구축할 수 있고, 구축한 스토어에 검색, 페이, 멤버십 및 각종 버티컬 등 커머스 플랫폼이 갖춰진 모델이다.

 

일반적인 오픈마켓과 달리 판매자는 브랜드스토어를 구축해 매출향상의 기회를 얻고, 내 판매 활동에 대한 세분화된 데이터 리포트도 제공받을 수 있다. 자신의 공급 및 재고 상황, 마케팅 전략에 따라 자유자재로 스토어를 운영하는 장점을 바탕으로 네이버 브랜드스토어는 올 3분기 거래액 84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 중이며, 네이버 브랜드스토어를 자사몰 수준으로 이용하는 브랜드사도 전년대비 2.4배 늘어났다.

 

다음주 오픈을 앞두고 있는 네이버 도착보장 또한 네이버 커머스 생태계에서 배송 경쟁력을 끌어올려 브랜드사들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자사 상품을 생산하고 관리하는 브랜드사는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와 네이버 도착보장을 연계해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제공할 수 있고, 광고비나 통마진 계약 등이 필요 없는 모델이기 때문에 쿠팡과도 큰 차별점을 보인다.

 

또한 네이버파이낸셜이 제공하는 빠른정산 역시 브랜드사의 자금 회전률을 높이는데 탁월해 재고를 확보하거나 상품 품목수를 늘리며 사업 규모를 확장할 수 있고, 최근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기조에서 실질적인 자유도를 제공할 거란 설명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11월의 경우 한달 간 지급된 판매 대금으로만 1조원을 돌파했고,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약 17조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특히 쿠팡은 최근 로켓배송 셀러들을 대상으로 판매대금 정산 기일을 50일에서 60일로 연장한다고 고지해 쿠팡의 셀러들이 느낄 압박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물류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제조사들은 공급가 인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다양한 플랫폼들의 성장은 셀러와 소비자들에게도 선택권이 넓어져 긍정적이고, 네이버 역시 제조사들의 D2C 니즈를 흡수함으로써 장기적으로도 유의미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