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어제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 현장에 복귀했다. 지난달 24일 안전운임제 일몰 조항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지 보름 만이다. 화물연대가 파업 철회 여부를 묻기 위해 실시한 이날 투표에서 참여 조합원의 62%가 ‘파업 종료 및 현장 복귀’에 찬성했다고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파업을 끝낸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으로 얻은 게 하나도 없고 상처만 입어 사실상 ‘백기 투항’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법과 원칙의 테두리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흔들림 없이 대응한 게 주효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파업 기간 중 화물연대와 교섭을 단 두 차례밖에 진행하지 않았다. 지난 6월 파업 때처럼 마냥 끌려다니지 않은 것이다. 정부가 시멘트 분야에 이어 철강·석유화학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추가 발동해 압박 수위를 높인 게 결정타가 됐다. 정부가 전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이탈이 가속화했고 결국 파업 대오가 무너졌다. 이에 더해 더불어민주당마저 정부가 제시한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수용하자 고립무원에 빠져 파업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들은 화물연대의 ‘정치파업’과 불법 행위로 피해가 커지자 등을 돌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자동차 등 5대 업종의 출하 차질 규모가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경제 위기 속에 국민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는데 “우리만 살고 보겠다”며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는 행태를 지지할 리가 없다. 그제 갤럽 여론조사를 봐도 국민 71%가 “선 복귀 후 정부와 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