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행진’이 12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간 무역수지는 약 50억달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으로 수출이 대부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엔진’이 식어가면서 무역적자가 9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9개월 연속 적자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 이후 사상 처음이다. 누적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 기록을 써나가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세우고 있는 정부는 수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12월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54억2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8.5일)보다 0.5일 적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15.8% 감소했다.
수출은 4분기 들어서며 급격히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간 수출은 지난 10월에 지난해보다 5.7% 줄어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감소로 돌아선 바 있다. 11월에는 14.0%나 줄면서 감소 폭이 커진 데 이어 이달 초순도 마이너스로 시작하는 모습이다.
수출액 감소 폭이 수입액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무역수지는 또 마이너스를 찍었다.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49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5억900만달러 적자다. 지난 10월과 11월에 이어 다시 적자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올 들어 월별 무역수지는 4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12월에도 월간 무역적자가 현실화하면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9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474억60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가장 많다. 종전 최대였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의 2배가 넘는다.
정부는 내년 수출 살리기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상황은 물론, 금융·외환 시장, 실물경제 전반에 걸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수출이 최우선 과제라는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며 “내년 경제정책 방향은 수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