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후 필리핀이 해양진출 확대를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일본 군사전략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필리핀 역시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분쟁에서 우군 확보를 위해 미·일 양국에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상황이다.
12일 NHK 방송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미국, 일본은 필리핀과의 군사훈련을 최근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 도쿄 아사카(朝霞) 미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일본 자위대 군사훈련을 필리핀 육군 지도부가 참관했다. 3국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겨냥한 듯 “직면하고 있는 도전,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더욱 협력해야 한다”며 밀착을 과시했다.
지난 6일에는 일본의 F-15 전투기 2대가 필리핀 북부 루손섬 클라크기지에 파견됐다. 1945년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자위대 전투기가 동남아시아에 파견된 첫 사례다. 10월에는 미국과 필리핀의 해병대, 일본 육상자위대와 더불어 한국 해병대가 처음 합류한 연합훈련이 실시되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미국과 필리핀의 관계가 직전 로드리고 두테르테 정권과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NHK 방송은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임 두테르테 정권과 명확하게 선을 긋고 대미 관계를 중시하는 자세를 선명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마르코스 대통령과 회담 후 “남중국해에서 무력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은 필리핀과 함께 행동할 것”이라며 양국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의무를 다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
필리핀을 둘러싼 미국, 일본 중심의 군사적 움직임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분명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필리핀은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대립하고 있고, 마르코스 대통령은 ‘영유권은 외국의 압력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미국으로서도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활동을 활발히 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지역 내 존재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