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문재인정부 시절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소환했다. 노 전 실장은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CJ 계열사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13일 노 전 실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 유족은 올해 10월 노 전 실장을 공용전자기록 손상, 공용서류 무효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 전 실장은 2019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며 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씨가 북한군에 살해돼 시신까지 소각된 다음 날인 2020년 9월23일 오전 1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관계장관회의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과 참석해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 등을 논의하고, 같은 날 오전 8시30분 서 전 실장과 함께 이씨 사망과 시신 소각 정황 등을 문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검찰은 지난 9일 서 전 실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문제의 관계장관회의에서 사건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감사원 감사 결과, 이 회의가 끝난 뒤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에 탑재된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건과 국정원의 첩보 보고서 등 46건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날 노 전 실장을 상대로 이 회의에서 자진 월북과 관련해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관련 첩보 삭제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0월 기자회견에서 노 전 실장은 “당시 특별취급정보(SI) 자료에 월북이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한 반면, 박 전 원장은 “회의에서 월북 얘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14일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노 전 실장은 지난 10월엔 2019년 발생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서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CJ그룹 계열사인 한국복합물류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출국 금지된 상태다. 검찰은 노 전 실장이 이 전 부총장의 취업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