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文정권 실세 개입 논란’ 스카이72 입찰 특혜 재수사

2020년 운영사 선정 관련 감사·소송
감사원·檢 ‘문제 없음’ 결론냈지만
대검, 인천지검에 재기수사 명령
당시 감사 실무 담당자 소환 예고

입찰 방식 특정 업체에 유리 의혹
공항公·KX그룹 수사 나설 수도

인천국제공항 부지 내 국내 최대 퍼블릭 골프장을 둘러싼 새 사업자 선정과 입찰 특혜 의혹에 검찰이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우선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공공기관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고 혐의가 일부라도 드러날 땐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할 예정이다. 이후 검찰은 수사 대상에 오른 인천공항공사 전·현직 임직원 등 범위를 전방위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2021년 3월 31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예정지역에 지어진 골프장을 놓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골프장 운영사인 스카이72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입구 인근에 공항공사 측이 제작한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2020년 9월 이뤄진 스카이72 골프장의 운영사 입찰 과정에 대해 지난 9월 대검찰청으로부터 재기수사 명령을 받았다. 사건은 옛 공안·특수 분야가 더해져 공공·대기업의 반부패를 전담하는 형사6부에 배당됐다.

 

인천지검 형사6부는 그동안 고소, 고발, 소송 등과 관련된 과거 2년 동안의 서류를 살펴보고 조사에 필요한 참고인을 압축해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감사원의 A씨에게 소환 일정을 통보하면서 향후 행보를 예고했다.

 

A씨는 2020년 12월 인천평화복지연대가 감사원에 ‘스카이72 후속 사업자’와 관련해 청구했던 공익감사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당시 조사국 소속이었으며 이듬해 6월 △이사회 심의·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운영규정 위반 △공항공사의 회계법인 원가계산보고서 미활용 위법·부당 등 2건에 대해 감사 실시를 회신했다.

 

A씨 등은 8개월 동안 감사를 벌였으며, 지난 2월 제2과장 전결로 최종 ‘문제없음’ 결론을 내렸다. 해당 문건을 보면, 기존 사업자와 소송이 진행 중이고 지속적인 이사회 보고로 심의·의결 고의 회피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기획재정부 의견을 들어 영업요율 방식이 국가계약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감사원의 결정 다음으로 인천지검은 올해 3월 입찰에 참여했다가 3위로 탈락한 써미트CC 측이 김경욱 공항공사 사장 등 5명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건을 불기소 처분한 데 이어 서울고검도 똑같이 봤다.

 

앞서 써미트는 2020년 10월에도 대규모 결탁과 국가계약법 위반을 이유로 낙찰자 결정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올해 9월에 각각 1심과 항소심 패소 결정이 내려졌고 상고를 포기하며 일단락됐다.

일련의 흐름을 볼 때 형사6부는 감사원 결정이 뒤이은 검찰 수사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 A씨를 상대로 종결 처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없었는지 따져볼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했다. A씨는 최근 인사 발령을 통해 지방의 교육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대검이 처음 수사를 벌인 인천지검의 부실을 지적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형사6부의 칼끝은 감사원과 공항공사에서 더 나아가 신규 낙찰자인 KMH신라레저(현 KX그룹)로 빠르게 향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9월 이후 추가적 자료 확보와 법률 검토, 어느 수준까지 소환 조사를 벌일지 등을 폭넓게 검토했을 것”이라며 “이제 수사가 시작된 단계라 구체적으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스카이72 사건은 공항공사가 운영사를 모집하며 일반적인 최고가 입찰이 아닌 원가계산보고서와 다른 영업요율을 적용한 것에서 촉발됐다. 이로 인해 특정 업체가 낙찰을 받았고, 최저 임대료 보장 등 어떤 안전장치도 갖추지 않아 공사의 수입에도 손해를 끼칠 수 있는 배임이라는 주장이다. 2020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정권 실세 개입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올해 검찰의 재수사 착수와 함께 국감장을 다시 떠들썩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