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두번째 특별사면은 정치인에게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8일 0시를 기점으로 재수감될 예정인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단행하며 여권의 숙원을 해소하고, 일부 야당 정치인도 포함해 통합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인 사면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여전한 만큼 그나마 동력을 얻기 쉬운 취임 첫해에 매듭을 짓자는 취지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복권 없는 사면은 남은 형기를 5개월 줄여주는 것에 그치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사면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윤 대통령이 막판까지 여야 균형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사면안을 의결할 전망이다. 국무회의 당일(27일) 오후에 정부가 특사 명단을 발표하고 다음 날인 28일 0시 사면을 시행하는 방안이 유력 거론된다. 이에 앞서 법무부는 23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대상자를 최종 검토해 윤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막판 변수가 생겨 윤 대통령의 고심이 길어질 경우 28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면에서 MB 사면은 기정사실로 된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이 28일 0시 재수감되는 만큼 그 전에 사면을 단행하느냐’는 질문에 “타이밍상 그렇게 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뇌물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 전 대통령은 현재 형 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된 상태다. 여권에선 문재인정부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된 만큼 전직 대통령 간 형평성과 국민통합 차원에서 MB를 사면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지난 8·15광복절 특사 때 사면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으나 ‘민생과 경제 회복’ 기조에 따라 배제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전 지사 의사와 관계없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국민 여론이 나쁘면 대통령이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사면 가능성이 거론된 한 전 총리는 대상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는 전임 정부 시절 복권돼 피선거권이 회복됐지만, 당시에 추징금 사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 약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과 추징금 8억8300만원이 확정됐다. 이 중 7억원이 현재 미납 상태다. 추징금 사면이 이뤄지면 미납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정권 때도 당시 법무부에서 한 전 총리 사면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징금을 다 내지 않으면 사면도 안 된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야권 정치인 중에선 이 밖에도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신계륜·신학용 전 의원 등이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