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대통령실·관저 이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직권남용 등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감사원은 지난 14일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를 열고 참여연대와 시민들이 청구한 국민감사를 부분적으로 실시키로 했다고 한다. 서해 공무원 피격, 통계 왜곡·조작 등 문재인정부 관련 의혹을 광범위하게 들여다보던 감사원이 현 정부를 향한 감사 결정을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최재해 감사원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으며 현 정부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요구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10월 대통령실 이전 과정을 두고 불거진 직권남용, 공사 특혜, 재정 낭비 등의 의혹을 조사해달라고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청구 내용 중 대통령실 이전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직권남용,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 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국가계약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만 감사하기로 했다. 그러자 참여연대 등은 ‘반쪽 감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감사원의 결정에 대해 “대통령실 이전 과정은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선을 그었다. 감사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면죄부 주기’ 감사에 그쳤다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원칙대로 성역 없이 감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