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美 원주민 ‘아바타 2’ 보이콧 운동…“백인 식민 지배 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미국의 일부 원주민 활동가와 관련 단체들이 이달 개봉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 2’) 관람 거부를 촉구하는 보이콧 운동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들 원주민은 ‘아바타 2’가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식민지배를 백인의 관점에서 미화하고 낭만화한다고 주장했다.

 

LA 단체 활동가인 나바호족 출신 유에 버게이는 트위터의 글에서 ‘아바타 2’가 ‘문화적 전유’와 ‘백인 구원자 콤플렉스’를 만족시키는 영화라고 비난하며 보이콧을 촉구했다.

 

미국 원주민 출신 변호사 브렛 채프먼도 영화의 중심에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제이크’ 역에 백인 배우 샘 워싱턴이 연기한 것을 예로 들며 “‘아바타’ 이야기의 핵심은 백인 구세주 이야기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영화”라고 비하했다.

 

원주민 후손인 TV 작가 켈리 린 댄젤로는 “‘아바타 2’를 보지 말고 영화 관람료를 어려움을 겪는 원주민 공동체에 기부해달라”고 당부했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인 체니 풀은 ‘아바타 2’가 북미 인디언과 뉴질랜드 원주민의 전형적인 특징을 백인 관점으로 해석한 뒤 영화 속 나비족에 획일적으로 투영했다면서 “‘아바타 2’의 나비족 묘사는 식민주의의 또 다른 사례일 뿐이다. 원주민 문화에 깃든 고통의 역사를 경시하고 매우 낭만적으로 만든다”고 경고했다.

 

한편 2009년 개봉한 ‘아바타’는 자원 채취를 위해 외계 행성 ‘판도라’의 한 구역을 점령하려는 인간과 터전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원주민들의 사투를 다뤘다.

 

극중 주인공인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역)는 연구진의 경호 임무를 부여받고 판도라 행성에 파견됐다가 토착 부족 ‘나비’족의 생활 방식과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매료돼 그들의 일원이 되어 지구의 해병대와 맞서 싸운다. 첫번째 시리즈의 이러한 이야기 구조는 속편 ‘아바타: 물의 길’에서도 이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