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2023년 1.6% 성장”… 치밀한 위기극복 방안 마련해야

“상반기에 수출·민생 어려움 집중”
민간 활력 높이는 데 초점 맞춰
경제 살리기 위한 입법 서둘러야

정부가 어제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1.7%, 한국개발연구원(KDI)의 1.8% 전망보다 낮은 수치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민간소비는 2.5% 증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4.5%나 감소하고 취업자 수 증가폭은 10만명에 머물 것이라고 한다. 모두 충격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내년 상반기가 문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브리핑에서 “내년은 해외발 복합위기가 경제 전반에 걸쳐 본격화하면서 상당 기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수출·민생 등의 어려움이 집중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회복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많이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경계선에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는 이미 위기 국면이다. 기업들은 앞다퉈 긴축경영에 돌입했고, 무역수지는 12월에도 20일까지 적자를 기록해 올 누적 적자가 500억달러에 육박한다.



그런데도 정부의 위기 극복 방안은 막연한 감이 없지 않다. 내년 경제정책은 ‘위기 극복’과 ‘경제 재도약’을 양대 축으로 삼아 거시경제 안정적 운용, 민생경제 회복 지원, 민간 중심 활력 제고,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미래 대비 체질 개선의 4대 추진 방향으로 구성된다. 규제를 풀고 세금을 감면해 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대출 규제 완화와 임대사업자 지원 추진, 재정 조기 집행, 360조원 상당의 무역금융 지원 등을 들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신년 업무보고와 비상경제민생회의, 국민경제자문회의를 함께 주재하는 자리에서 2023년을 노동·교육·연금 개혁 추진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노조 부패도 공직·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할 3대 부패 중 하나로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정부는 보다 치밀한 위기 극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경기 대응과 취약계층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반도체법과 법인세 인하 등 경제를 살리기 위한 입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여권이 정치력을 발휘해 거대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경제를 살리려면 할 일이 태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