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실손의료보험료가 평균 8.9% 인상될 전망이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내년도 실손보험의 전체 인상률 평균(수입보험료 기준 가중평균)이 8.9% 수준으로 산출됐다고 21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1세대(2009년 9월 이전 판매) 실손보험이 평균 6%, 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는 평균 9%대의 인상률을 보였다. 2017년 4월 출시된 3세대 실손보험은 평균 14%대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출시 후 5년여간 요율이 동결돼온 3세대 실손보험은 이번에 처음으로 요율 조정이 이뤄졌다. 지난해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동결(0%)될 예정이다.
다만 협회가 발표한 보험료 인상률은 소비자 안내를 위한 보험사의 평균 수준으로, 모든 가입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인상률은 아니다. 협회는 “가입상품의 갱신주기·종류·연령·성별 및 보험회사별 손해율 상황 등에 따라 개별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인상률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입자 개인별 인상률은 보험계약이 실제로 갱신될 때 보험회사가 서면·이메일 등으로 발송하는 보험료 갱신 안내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실손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병원 치료를 받을 때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으로, 가입자만 지난 3월 기준 3977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과잉 진료 증가 등의 영향으로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132.5%에 이어 올해는 120%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낸다는 의미다. 이에 업계는 10%대 보험료 인상을 추진해왔지만 서민 생계비 부담 가중과 물가 상승 우려 등을 반영해 한 자릿수 인상률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협회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비급여 과잉진료·보험사기 등으로 인한 보험금 누수 방지가 실손보험의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고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합리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개선방안을 마련해 정부 당국에 건의하는 등 실손보험이 ‘제2의 건강보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