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과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 징역 21년이 확정돼 수감 중인 최서원(66·개명 전 최순실)씨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필 탄원서를 보내 사면을 요구한 것으로 전했다.
최씨는 지난 8월2일에도 대통령실에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자신을 포함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낸 바 있다.
21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2016년 11월3일 구속된 뒤 6년 1개월(21일 현재 2240일)째 수감 중이다. 형량 만기는 85세가 되는 2037년 10월이다.
최씨의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 변호사(사법연수원 4기)는 지난 11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4쪽짜리 자필 탄원서를 작성했다. 최씨의 탄원서는 이 변호사를 통해 지난 14일 대통령실로 보내졌다.
최씨는 탄원서에서 윤 대통령에게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음을 주장했다.
그는 “장기간 수감 생활로 심한 협착증과 디스크가 악화돼 대못을 박는 고정술을 해야 한다”며 “어깨는 극상근(어깨뼈와 위팔뼈를 잇는 근육 중 하나) 파열로 3차례 수술 받았으나 악화돼 인공관절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탄원서에 적었다.
이어 “수술이 대수술이라 수감 중에 받을 수는 없다”며 “부디 수술받고 제대로 재활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권한인 사면권으로 저를 가족 품에 돌아가게 해주길 간청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소재 한 병원에서 요추관협착증(척추 질환) 진단을 받은 소견서도 동봉했다.
최씨는 또 자신이 냈던 4번의 형집행정지 신청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도 강조했다.
최씨는 “보수 정권의 탄생으로 모든 인권이 침해받지 않고, 적어도 치유해줄 수 있다고 믿었다”며 “제게 가해지는 모든 것은 너무 잔인하고, 인권 유린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가 이 땅에 살면 얼마나 살겠느냐”며 “하루하루를 고통과 진통에 약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딸 정유라(26)씨에 대한 내용도 탄원서에 담았다.
최씨는 “중졸이 돼 버린 딸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이 있겠나, 대출로 메우고 또 때우면서 파리 같은 목숨을 살아가고 있다”며 “딸과 손주들에게 상처를 안겨주는 할머니가 안 되게 사면을 허가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승마 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했던 정씨는 서울시교육청 감사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3월8일 청담고 졸업 취소 및 퇴학 조처 등 처분을 받아 최종학력이 ‘중학교 졸업’으로 바뀌었다.
최씨는 끝으로 “보수를 지향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든 삶을 바쳐 모셨던 제가 보수 정권에 의해 박해받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지난번 사면 탄원서에도 (윤 대통령이) 침묵했는데 더 이상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어서 간절히 탄원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3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특별사면 대상자를 심사한다.
사면심사위는 특사 건의 대상자를 최종 선정해 사면권자인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사면대상자는 27일 열릴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를 거쳐 28일 0시에 사면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27일 국무회의에서 사면안을 통과시키거나, 막판 변수가 생겨 조정할 경우 하루 뒤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오는 23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대상자를 최종 검토해 윤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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