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인도 특별사면에 포함해 경제위기 극복 계기 삼길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서울 용산 청사가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일 국무회의에서 28일 0시를 기해 특별사면을 단행한다. 지난 23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사면과 복권 대상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복권 없는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은 국민통합과 화합을 고려한다고 했지만 정치공방과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지사를) MB 사면의 들러리로 세운 ‘꼼수’ 사면이라고 쏘아붙였고 여당은 ‘여론조작 사범’인 김 전 지사 복권까지 요구하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맞받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MB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자금 252억원을 횡령하고 삼성 측으로부터 소송비 89억원을 대납받은 혐의로 2020년 10월 징역 17년형이 확정됐다. 2년6개월의 수감생활을 했고 현재 건강상 이유로 형 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81세 고령인 전직 대통령에게 17년형을 다 채우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재임 기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등 국가적 기여도 적지 않다. 전직 대통령의 유죄 확정과 수감은 국격 차원의 문제이기도 한 만큼 이제 결단할 때가 왔다. 더는 전직 대통령의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만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더 많은 만큼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그 이유와 필요성을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면에 여야 정치인을 두루 포함한 건 바람직하다. 박근혜정부 당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 야권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전 지사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신계륜 전 의원, 강운태 전 광주시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으로 징역 2년형이 확정, 복역 중인 김 전 지사는 복권 없는 형 면제로 가닥을 잡아 논란을 빚고 있다. 그가 사면 거부 의사를 밝혔다지만 사면이 외려 국민 갈등을 키워선 안 될 일이다.

경제인들이 빠진 건 아쉬운 대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재계 의견을 수렴해 이중근 부영그룹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등의 사면을 건의했다고 한다. 지금은 유례가 드문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복합위기 상황인 만큼 기업인들에게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기회를 주는 게 국가적 이익이 더 클 수 있다. 사면심사위원회의 결정에도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최종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윤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