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바빠”…옷장에 택시 기사 시신 유기한 범인, 피해자 핸드폰으로 거짓 문자 보내

기사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엿새째 실종 상태였던 60대 택시 기사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아파트 옷장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용의자인 30대 남성은 숨진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유족에 피해자인 척 문자메시지까지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전날 30대 남성 A씨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밤 11시쯤 고양시에서 술을 마신 후 차를 몰다가 피해자 B씨가 몰던 택시와 접촉사고가 났다.

 

그는 B씨에게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합의금과 수리비를 충분히 주겠다. 일단 지금 돈이 없으니 집으로 가자”라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이후 A씨와 B씨는 각자 택시와 차량을 운전해 파주시에 있는 A씨 집에 갔다.

 

A씨는 B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홧김에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한 뒤 옷장에 은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B씨의 가족에게 연락이 오자 B씨의 휴대전화로 “아빠 바빠. 배터리 없어. 통화는 안 돼”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문자를 받은 B씨 가족은 엿새째 연락이 닿지 않던 B씨가 평소와 다른 어투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오자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아버지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문자로만 답한다”며 25일 오전 3시30분쯤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20분쯤 파주시 A씨 집에서 그의 여자친구 C씨가 “남자친구 집 옷장 속에 시체가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확인 결과 B씨의 시체였다.

 

그런데 범행 장소인 아파트는 실제 A씨의 집이 아니라 제3의 여성 D씨 소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D씨 역시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A씨의 소지품에서 또 다른 여성 명의의 휴대전화가 발견됐고 이 여성도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와 관련된 사람들과 연락을 하고 있다”면서 “아파트 주인인 B씨뿐 아니라 연락이 닿지 않은 사람이 많다. 이들에 대한 소재를 계속해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