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늑장 도착 野 질타에… 이상민 “이미 골든타임 지나”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국조특위, 첫 기관보고

민주당 비난 쏟아지자 李 “유감”
“총체적 컨트롤타워 부재” 비판에
與 “경찰 부실 대응” 방어 나서

與 ‘신현영 닥터카’ 파상 공세에
유족들 반발… 한때 회의 파행도
증인채택 충돌… 내달 첫 청문 무산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첫 기관보고가 진행된 27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사 당시 85분이나 걸려 현장에 도착했다는 지적에 “이미 골든타임이 지났었다”라고 말해 뭇매를 맞았다. 야당으로부터 비난이 쏟아지자 이 장관은 성급했다고 인정하며 유감을 표했다. 또 대통령실에 책임을 물으려는 민주당과 엄호에 나선 여당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닥터카 논란’으로 맞불을 놨다.

유족의 호소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오른쪽)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손을 잡고 철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이 장관은 10월 29일 오후 11시 20분쯤 사건을 인지한 뒤 지난 30일 0시 45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이를 추궁하던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 장관으로부터 ‘기사를 기다리다 함께 갔다’라는 답변을 받자 “수행 기사 집인 일산에서 (장관 자택인) 압구정까지 가는 시간을 허비했다. 저라면 택시라도 타면서 지시를 내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이 이어 “이는 안전 불감증이다, 이 시간 동안 국민은 죽어갔다”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이 시간은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간이었다”라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이 장관은 지지 않고 “제가 놀고 있었겠나. 여기저기 전화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재차 지적하자 이 장관은 “제가 골든타임을 판단할 자격이 없는데 성급하게 말한 것 같다”며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역할을 못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재난안전기본법상 행안부 장관”이라는 이 장관 답변을 받자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근거로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는 국가안보실과 대통령실이라고 받아쳤다. 조응천 의원은 경찰 보안 문건, ‘핼러윈데이를 앞둔 분위기 및 부담요인’을 공개하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보고받은 문건에서는 즉석만남, 윤석열차·토리아빠 코스튬 현실화 가능성, 환각파티가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시민을 잠재적 범법자로 본 의식이 이번 참사를 부른 것이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내세운 바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에둘러 책임을 돌린 셈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30일 서울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재난의료지원팀(DMAT)으로 지원해 구호활동을 하는 모습. 신현영 페이스북 캡처

여당은 부실한 현장 대응을 부각했다. 참사 책임이 윤 대통령에게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많은 신고가 들어왔는데도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데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질타했다. 박형수 의원도 “서울청이 제대로 대응할 역량이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닥터카 논란’을 빚은 민주당 신현영 의원을 겨냥한 발언도 쏟아냈다. 박성민 의원은 “신 의원이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을 방해했다”고 말했고, 이만희 의원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신 의원의 참담한 갑질 행위에 대해 복지부가 제대로 평가하긴 했는가”라고 질타했다.

 

다만 여당 의원들 질의가 신 의원에 집중되자 회의장에 있던 참사 희생자의 유족들이 “신 의원만 물고 늘어지는 국정조사는 의미가 있나”라고 항의했고, 회의는 파행됐다. 고 이지한씨 어머니인 조미은씨는 이 장관 앞에 가서 “내 아들이 죽었다. 장관님이 철저하게 수사해달라”면서 책상을 내리치며 호소했다. 이날 유족들은 야당 위원 중재로 회의장에 입장했다.

 

내년 1월2일로 예정된 첫 청문회는 증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민주당은 한 총리와 한 실장, 참사 당시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장이었던 권영호 육군사관학교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신 의원과 명지병원 관계자 등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국조특위는 내년 1월2일, 4일, 6일 세 차례에 걸쳐 청문회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국조특위 운영 기간은 내년 1월7일까지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