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한 인권단체가 ‘중국이 반체제 인사 탄압을 위해 해외 각국에서 비밀경찰서를 운영한다’고 폭로한 이후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중식당을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중식당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치를 선전하는 책이 쌓여있는 데다 중식당 대표는 인권단체가 비밀경찰서와 밀접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지목한 기관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해당 중식당 대표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 중이다.
28일 방첩당국 등에 따르면 중국 비밀경찰서의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서울 송파구의 한 중식당은 오는 31일까지 영업한 뒤 폐업한다. 당초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한 달 동안만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겠다고 했으나 의혹이 제기된 이후 돌연 폐업을 선언했다. 중식당은 2020년 7월 임대계약을 갱신하면서 계약기간을 30년으로 맺었지만 최근 갑자기 계획을 바꾼 셈이다. 해당 식당은 이날 식당 외부 전광판을 통해 “진실을 위한 중대 발표한다”며 “진심을 은폐하는 추악한 세력을 폭로한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식당 측은 29일 오후 2시30분 식당 앞에서 대표가 ‘대외 개인공식발표’를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부패 기업이 돈으로 여론을 통제하고 한국 국민을 희롱하고 있다”, “식당 종업원들과 가족 모두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어 경찰 보호를 간곡히 요청한다” 등의 메시지도 내보내고 있다. ‘추악한 세력’, ‘부패 기업’ 등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식당 대표 40대 왕모씨는 2004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인물로, 현재의 식당을 차리기 전에는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본토 중국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며 사업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왕씨는 화교를 대상으로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오버시즈 차이니즈 서비스 센터’(OCSC)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OCSC는 중국 국무원화교판공실이 해외 여러 국가에 설립을 장려하는 비영리단체다. 비밀경찰서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보고서에서 OCSC를 ‘(비밀)경찰로 연결되는 다리’라고 주장했다.
국내 OCSC 본점 주소는 왕씨의 부인이 대표로 있던 서울 구로구 소재 여행사와 같다. 또 OCSC 지점은 왕씨의 부인이 대표인 서울 영등포구 소재 벤처회사와 주소지가 동일하다. 왕씨 부부가 중국 비밀경찰서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중식당과 OCSC에 전방위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는 이유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한국 내 비밀경찰서 운영과 관련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왕씨도 최근 언론을 통해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