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무인기·드론의 천적’이라고 강조하던 무기체계 ‘비호 복합’을 이용한 실전적 훈련을 최근 5년간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호 복합은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사건 때도 아무런 활약을 하지 못했다.
29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군은 지난 2015년 이후 비호 복합을 운용해왔지만, 지난 5년 간 운용 시스템 구축·훈련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번 북한 무인기 사건 다음날인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그 대응 관련 보고에 “훈련도 제대로 안 하고, 그러면 아무 것도 안 했다는 얘기냐”고 질타한 것도 이 같은 비호 복합 운용 실태를 염두에 둔 것이란 게 군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동안 비호 복합 훈련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올 9월 ‘2022 대한민국 방위사업전(DX Korea)’ 계기 대규모 기동화력훈련 시범 때도 비호 복합을 이용한 적 정찰·공격 드론 대응 사격이 이뤄졌다.
다만 군 소식통은 “당시 훈련 외에도 비호 복합 운용 부대 훈련은 계속 있었으나, 이번에 내려온 북한 소형 무인기 등을 상정한 훈련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호 복합’은 30㎜ 자주대공포 ‘비호’에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을 최대 4발 결합해 교전 능력을 강화한 무기체계로서 저고도로 침투하는 북한 항공기를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비호 복합은 적 비행체가 약 20㎞ 밖에서 날아올 때부터 레이더로 탐지해 3~5㎞ 영역 내에선 ‘신궁’으로, 그리고 3㎞ 이내에선 30㎜ 대공포로 교전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는 우리 군의 국지방공레이더와 열영상장비(TOD)엔 탐지됐으나, 비호 복합 등 지상 배치 대공무기에 탑재된 탐지장비에선 포착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비호 복합을 이용한 대응 사격도 이뤄지지 못했다.
국방홍보원은 앞서 17일 국방TV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드론? 무인항공기? 지상전? 다 드루와 봐! 비호 복합이 다 막아줄게’란 영상을 열흘 전에 비호 복합 체계의 우수성을 알렸지만, 실전에서는 존제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은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우리에게 실질적 위협이 되는 적 공격용 무인기는 탐지·타격자산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면서도 “(북한의) 정찰용 소형 무인기는 3m급 이하 작은 크기로서 현재 우리 군의 탐지·타격능력으론 제한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이번 북한 무인기 사태를 계기로 통합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지방공레이더 등 탐지자산이 포착한 표적 정보를 적시에 지상의 다른 타격자산과 공유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육군은 “적 침투를 상정한 실전적 훈련 측면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어 향후 모든 작전요소를 통합한 실전적 대응훈련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