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동거녀 살해’ 이기영 집서 피 묻은 여행가방 발견돼

경찰, 29일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 진행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이기영(32·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28일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택시기사와 동거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이기영(31)의 집에서 오래된 핏자국이 묻은 여행용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북부경찰청이 29일 오후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씨의 얼굴 사진과 이름·나이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가운데,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이씨를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씨가 동거녀 A씨의 시신이 담았다는 캠핑용 가방을 사흘째 수색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데다 이씨가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하천 부근은 유실 지뢰 위험이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의 집에서는 피가 묻은 오래된 여행용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또한 집 안 소파와 벽, 신발과 천장 등지에서 혈흔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씨의 집에서는 희생자 2명의 소지품 외에 다른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도 나왔다.

 

그러나 이씨는 여행가방에 묻은 핏자국은 이미 자백한 50대 동거 여성의 혈흔이라며 추가 피해자 존재 가능성을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초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옮기려다 크기가 작아 또 다른 가방에 담으려 했고, 결국 유기할 땐 차량 지붕에 달아 사용하는 캠핑용 루프백에 담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핏자국에 대한 DNA 감정을 의뢰했다.

 

이씨의 추가 범행을 조사 중인 경찰은 이씨의 과거 행적과 통화기록 등을 분석하는 한편 프로파일러도 조사 과정에 투입했다.

 

택시기사·동거녀 살인 사건 피의자 이기영(31).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이씨는 지난 20일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 기사인 60대 남성 B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또 올해 8월 초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전 여자친구였던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택시기사 B씨의 신용카드로 약 5000만원, 전 연인인 A씨를 살해한 뒤에도 A씨 소유였던 신용카드를 2000만원가량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A씨 명의로 1억여원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의 범행은 현 여자친구 C씨가 고양이 사료를 찾기 위해 이씨의 집 옷장을 열었다가 B씨의 시신을 처음 발견, 112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