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동맹국에 수출한 美 무기, 전년 대비 2배 늘어

FP, 미 국무부 자료 분석…올해 총 280억달러 수출
“유럽,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한 뒤 극도로 불안”

미국이 올 한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수출한 무기 규모가 전년 대비 약 2배 늘어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안보 위협이 높아진 영향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한 지역에 2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으로 주택가가 폐허가 된 가운데 현지 주민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키이우=EPA연합뉴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이 나토 회원국에 판매한 무기는 14개 종류로 144억달러(약 18조2000억원)규모다. 올해는 핀란드에 판매한 12억400만달러를 포함해 총 24개 종류, 280억달러(35조3500억원)로 그 규모가 전년 대비 약 2배 정도 늘어났다. FP는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유럽의 안보 지형에 큰 변화가 있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익명을 요구한 동유럽 국가의 국방부 관계자는 “모두가 가능한 한 빨리 무기 계약을 체결하려 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침공은 유럽의 냉혹한 현실을 안겼다”고 밝혔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동유럽에서 미국산 무기 수입이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에스토니아가 5억달러(6300억원)규모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를 사들인 게 대표적이다. 미국과 유럽 각국 국방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년 초 미국은 라트비아에 하이마스 수출을 승인한다는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늘린 것도 미국의 무기 수출에 영향을 줬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레이첼 리조 연구원은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너무 많은 무기를 지원한 뒤 그들 자신을 위한 군사 장비가 충분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확실히 그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고, 지난해 대비 올해 미국의 무기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그 사실이 증명된다”고 부연했다.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도 전체적으로 늘어났다. 나토 회원국들은 애초에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약속했지만, 대부분의 국가가 이를 지키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이를 문제시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 기준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한 나토 회원국은 미국, 영국, 에스토니아, 그리스 4개국뿐이었다. 현재 나토 회원국 30개국 중 GDP 2% 국방비 지출을 올해 안에 실현하겠다고 약속한 국가는 10개국이며, 그중 에스토니아는 2023년 국방 예산을 올해 대비 42% 늘려 GDP의 3%를 국방비로 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