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새해를 맞아 정치인·경제인들을 잇달아 만나 신년 인사를 나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신년인사회에 불참했는데, 초청 방식을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 신년인사회’를 열고 5부 요인을 비롯해 국가 주요 인사와 만났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석했다. ‘자유와 공정으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신년인사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대통령실 참모 등 200여명이 자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90여명이 참석했다. 소속 의원 115명 중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대통령 특사로 출장을 떠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면 소속 의원 거의 전원이 모인 셈이다.
야당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이정미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지난달 25일 별세한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책과 자필 편지를 건넸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약한 자들을 먼저 지켜주는 ‘법의 정의’가 우선하는 시대를 열어달라 부탁드렸다”며 책 선물 이유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3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1962년 시작된 경제계의 가장 큰 신년 행사로, 올해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처음으로 공동 개최했다.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지난해 우리 경제인들이 복합위기 속에서도 사상 최고의 수출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달성했으며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창출한 덕분에 고용도 2000년 이후 최대로 늘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우리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겠지만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은다면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외교의 중심에 경제를 놓고, 규제 개선과 노동 개혁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산에서 진행된 현장최고위원회와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이유로 신년인사회에 불참했다. 하지만 불참 이유와 별개로 당내에서는 참석 초청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야당 지도부에도 참석 의사를 전달했는데 참석하지 않고 문 전 대통령 예방을 결정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신년인사회에 저를 오라고 했다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지난해 12월22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신년인사회 초청 메일이 저희 대표 이메일로 오후 2시쯤 접수가 됐는데 오후 6시까지 회신을 달라는 요청이 왔다”며 “저희에게 따로 행사 관련 참석 요청이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선약도 돼 있는 상황에서 참석을 못하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야당 지도부를 초청하면서 전화 한 통 없이 이메일을 ‘띡’ 보내는 그런 초대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메일을 보낸 뒤 행안부 직원이 각 당 대표실에 초청장을 들고 직접 찾아갔다”며 “모든 당에 똑같이 전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