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를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모집 중인 서울리츠 행복주택·장기전세주택 일부 물량의 임대료가 높아 “금수저를 위한 임대주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감정평가액이 약 1년 전 가격으로 산정돼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물량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SH에 따르면 용산센트럴파크 헤링턴스퀘어 40㎡(12평)형은 소득 있는 청년 기준 보증금 2억1650만원에 월 임대료 75만8000원, 신혼부부 기준 보증금 2억4060만원에 월임대료 84만2000원으로 임대료가 책정됐다.
행복주택 입주자격은 월평균소득 기준 100% 이하로 1인가구 청년은 월 385만원 이하, 2인가구는 월 538만원 이하로 제한돼 있다. 재산 기준도 청년은 2억8800만원 이하, 신혼부부는 3억2500만원 이하인데 해당 행복주택의 임대료와 추가로 지출하는 관리비를 맞추려면 상당수 재산을 임대주택에 쏟아부어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세 하락 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서울리츠 행복주택의 경우 지난해 4월 기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강일2지구·상암2지구·강남데시앙파크·상암월드컵파크9단지 장기전세주택은 2021년 12월 평가액을 기준으로 시세를 산정했다. SH 관계자는 “감정평가액은 규정에 따라 1년을 유지해야 하고 준비 절차를 위한 기간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임대주택 물량이 너무 적어 청년들은 행복주택 중심으로 찾아보는 상황인데 입주 대상과 임대료 수준을 보면 격차가 커 정책 자체가 다시 설계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