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의 영웅”…벤 스틸러·숀 펜 등 할리우드 스타들, 젤렌스키 대통령 만나 응원

미국 배우 벤 스틸러(왼쪽)와 만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가디언 캡처

 

러시아의 침공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5)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찾는 할리우드 배우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순식간에 할리우드 스타들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최고의 코미디 배우이자 감독인 벤 스틸러(58·미국)는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을 찾았다.

 

당시 안전상의 이유로 항공기를 이용하지 못하자, 스틸러는 폴란드에서 기차를 타고 하룻밤을 꼬박 지새워 우크라이나 땅을 밟았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포옹하며 “당신은 나의 영웅”이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명우 숀 펜(63·미국)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을 접견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두 차례 수상한 펜은 지난해 11월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오스카 트로피 1개를 선물했다.

 

그는 “이 트로피는 그저 하나의 상징일 뿐”이라면서도 “이것이 당신과 함께 있다는 사실은 내게 위안이 되고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의미를 밝혔다.

 

미국 배우 숀 펜(왼쪽)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자신의 오스카 트로피를 선물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디언 캡처

 

그 외 2022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제시카 채스테인(46·미국), 세계적 록밴드 U2의 보컬 보노(63·아일랜드), 전설적 토크쇼 진행자인 데이비드 레터맨(76·미국) 등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찾았다.

 

이밖에 많은 스타들 역시 우크라이나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지는 않았지만 현지인들을 위한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안젤리나 졸리(48·미국)는 지난해 4월 외부에 일정을 알리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의 의료시설을 방문해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르비우의 의료시설을 방문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미국 배우 안젤리나 졸리(오른쪽). 가디언 캡처

 

액션 스타 장 끌로드 반 담(63·벨기에) 역시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의 피란민과 참전 군인들을 만났다. 2년 전 키이우에서 영화 촬영을 하기도 했던 반 담은 군인들과 찍은 영상에서 “우크라이나에, 그리고 영웅들에게도 영광을”이라고 외쳤다.

 

우크라이나 태생의 미국 배우 밀라 쿠니스(40)와 그의 남편 애쉬튼 커쳐(45·미국)는 전쟁 초기부터 3000만 달러(약 373억원) 상당의 구호 기금을 모았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연 배우 마크 해밀(72·미국)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해 5월5일 설립한 재건 단체 ‘유나이티드24’(United24)의 홍보 대사를 자처했다. 더불어 그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경보를 알리는 애플리케이션의 영어 안내 음성을 녹음하기도 했다.

 

니키 파울러 미국 할리우드 비평가 협회(HCA) 회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배경은 그를 타고난 연설가로 만들었다”며 “그의 배경이 수많은 연예인에게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와같은 우크라이나행에 대해 영화 전문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의 에탄 블레싱 기자는 “SNS와 영상을 이용해 24시간 내내 지휘하는 젤렌스키의 능력은 할리우드에서 일시적인 명성이 아닌 엄청난 존경과 지지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는 지난해 5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찰리 채플린의 대표작 ‘위대한 독재자’의 대사를 인용한 연설로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율리아 멘델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직 배우인 젤렌스키는 배우들, 특히 할리우드 배우들의 힘을 높이 평가한다”며 “우크라이나를 세계적으로 더 유명하게 만든 비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