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어제 출마를 선언하는 등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기현 의원은 캠프 개소식을 열었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는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을 안고 있다. 외환위기 후 최악이라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정 각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현 정부 중간평가 성격의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 비전·정책은 보이지 않고,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만 벌어지고 있어 볼썽사납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윤심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나 부위원장이 언급한 출산 장려 정책을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공개 반박하면서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 전당대회 출마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도 나 부위원장을 겨냥해 “자기 정치를 하려면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날 선 비판을 했다. 정부직에 임명된 지 석 달도 안 돼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는 나 부위원장의 행보는 적절하지 않다. 나 부위원장은 조속히 출마 여부를 결정지어 발표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일 것이다. 대통령실도 자중해야 한다. 대통령실의 움직임은 당권 후보군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