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이번 설 연휴(21∼24일) 동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시점과 관련해 오는 17일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를 열 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득실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4129명 줄어든 3만257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신규 확진자는 1주일 전인 지난 8일(4만6743명)보다 1만4173명 준 것이며 일요일 발표 기준으로는 지난 10월23일(2만6234명) 이후 12주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사례는 104명으로 전날(99명)보다 5명 늘었으며 이중 62%(64명)은 중국발 입국자들이었다.
전날 사망자는 37명으로 직전일(45명)보다 8명 적었다. 이로써 누적 사망자는 3만2949명, 치명률은 0.11%로 집계됐다.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499명으로 지난달 17일(468명) 이후 29일 만에 500명 아래로 내려갔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33.8%였다.
코로나19 감염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자 방역 당국은 설 연휴 전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3일 실내 마스크 착용 믜무 조정이 가능한 기준으로 △환자 발생 안정화(2주 연속 신규 확진자 수 감소) △위중증·사망자 발생 감소(전주 대비 위중증 환자 수 감소, 주간 치명률 0.1% 이하) △안정적 의료 대응 역량(4주 이내 동원 가능한 중환자 병상 가용 능력 50% 이상) △고위험군 면역 획득(동절기 접종률 기준 고령층 50%, 감염취약시설 60% 이상) 등 4개 지표, 6개 세부항목 중 2개 지표 이상을 달성했을 시점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정부 기준대로라면 주간 치명률 0.1% 이하 및 동절기 고령층(60세 이상) 접종률(13일 0시 기준 30.3%) 2개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를 충족한 셈이다.
오는 17일 열리는 올해 첫 자문위 주요 의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시점이다. 코로나19 유행이 꺾인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지 않았던 지난해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 수에 큰 변화가 없었던 만큼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해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완화해도 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몰과 낮은 백신 접종률, 숨은 감염자 등을 고려해 의무화 해제 시점을 신학기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의료 대응 역량을 보자면 모두 2주 전부터 좋아지고 있다”며 “(유커의 국내 입국 등) 중국발 유입 우려가 있긴 하지만 실체화된 우려가 아니다. 당국이 정한 로드맵대로 조정 시점을 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동절기 독감 유행 양상을 보면 12월∼1월 정점을 찍었다가 초중고교 방학이 되면서 내려갔다가 설 연휴가 지나고 개학하는 2, 3월 다시 올라가는 패턴을 보인다”며 “(숨은 감염자가 많은) 청소년·청년부터 시작해 가족 등에게 전파해 고령층이 희생이 되는 코로나 피해 양상과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 마스크 착용 여부와 소비 진작의 무관성 등을 고려할 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