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 진영과 나경원 전 의원 간 갈등이 이전투구로 치닫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어제 잠행에 들어간 가운데 친윤계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장(場)만 서면 얼굴 내미는 장돌뱅이인가”라고 직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썼다. 나 전 의원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의 ‘대법관설’을 겨냥한 것이다. 비주류 주자의 대표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갈등을 표출하는 것은 국민은 물론 여당 지지층까지 등 돌리게 하는 작태다.
그제는 이례적으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직접 나서 나 전 의원을 공격했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 해임에 대해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 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여당 초선 의원 50명은 성명서에서 “(나 전 의원이 대표)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 뜻을 왜곡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며칠 전에는 친윤 지도부에서 “윤 대통령을 공격하면 제재하겠다”는 민망한 소리까지 나왔다. 집권세력이 서로 당권을 쥐겠다고 이 난장을 벌이고 있으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