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많이 신는 하이힐은 앞부분이 좁고 굽이 높다. 이럴 경우 가끔 발바닥에 찌릿찌릿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때 많은 이들은 족저근막염을 의심한다.
족저근막염은 발꿈치 뼈와 발가락 뼈를 이어주는 부채꼴 모양의 막인 족저근막에 계속 압력이 가해지면서 미세한 상처가 생기고, 이 상처가 악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다만 통증 부위가 발 앞쪽이라면 지간신경종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무조건 족저근막염이라고 단정 짓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제대로 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간신경종은 족부에서 발병하는 신경 압박 증후군의 가장 흔한 형태다. 쉽게 말하면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발가락 뿌리 부분에서 압박되며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보행 중 발이 땅에서 들릴 때,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발허리뼈 사이의 인대와 발바닥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눌리며 발생한다.
지간신경종의 가장 흔한 증상은 걸을 때 앞 발바닥에 느껴지는 타는 듯하며 찌릿한 통증이다. 때로는 발가락의 저린 느낌이나 무감각이 동반된다. 굽이 높고 앞이 좁은 구두를 신었을 때 증상이 생기다가도 맨발로 걸으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높은 구두를 다시 신으면 증상이 심해진다.
이 때문에 지간신경종은 중년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다. 굽이 높고 볼이 좁은 구두를 신으면 발가락이 과하게 젖혀지기 때문이다. 특히 2, 3번째나 3, 4번째 족 지간 공간이 다른 부위보다 좁기 때문에 신경이 눌릴 가능성도 높다. 이외에도 추락사고와 같은 급성 외상이나 발가락 변형 등에 의해 지간신경종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오래 서있거나 발이 너무 조이는 ‘플랫슈즈’나 ‘구두’를 즐겨 신는 사람이 주로 걸리지만,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축구선수 박주영도 한 때 지간신경종으로 고생한 바 있다.
지간신경종은 우선 보존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볼이 넓으며 굽이 낮은 신발을 신어 발 앞쪽이 압박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혹은 중족부에 부드러운 패드를 붙여 압력을 줄일 수도 있으며, 발바닥 보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는 소염 진통제, 스테로이드 주사요법 등을 시도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위 치료법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충분한 보전적 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거나 신발을 신을 때 증상이 재발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수술은 문제가 되는 부위에서 신경절제술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절단 부위에서 신경종이 재발할 수 있으며 감각 저하도 일부 발생한다.
지간신경종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잘못된 운동 방법, 무리한 운동, 불편한 신발 착용 등 생활습관을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앞볼이 넉넉하고 부드러우며 굽이 낮은 신발이 좋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칭이 지간신경종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권원환 과장은 “지간신경종은 폭이 좁고 높은 구두를 신거나 장시간 서서 근무하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발바닥 앞부분에 압력이 가지 않도록 주의하며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치료는 신경종의 크기나 증상 정도를 고려해 보존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며 “다만 수술은 일부 환자에서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 전문의와 논의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