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文 반납한 풍산개 사육예산 1억5000만원 책정

우치공원 측 “'다른 동물 진료 위해 필요한 시설·장비 예산 단발성으로 요청”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해 12월12일 북구 우치동물원을 방문해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맞이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광역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양산 사저에서 키우다 반환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 사육을 위한 예산으로 1억5000만원을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 산하 기관인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할 ‘대통령 선물(풍산개) 관리 계획’에 곰이·송강 사육 관련 시설 확충·보강 및 진료 장비 구입비로 1억5000만원을 책정했다.

 

우선 풍산개 진료 장비로 혈액 분석기(2500만원), 미생물 배양기(500만원), 치과 치료용 및 엑스레이 장비(2000만원) 등 5000만원을 잡았다.

 

아울러 ‘도난 위험 등이 있어 실내에서 사육하는 게 좋겠다’는 강기정 광주시장의 의견에 따라 실내 보금자리(실내환기장치·CCTV 설치)와 놀이터(구름다리 등) 설치 예산으로 1억원을 반영했다.

 

이 계획안에는 곰이·송강 전담 사육직원을 배치하기 위해 오는 3월 퇴직 예정인 직원의 직렬을 ‘위생’에서 사육 관련으로 변환하는 내용도 담겼다.

 

곰이와 송강은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들이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해 12월9일 문 전 대통령이 반환한 곰이·송강을 경북대병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우치공원에서 사육하고 있다. 우치공원은 곰이·송강 외에도 두 마리의 새끼인 별이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북 당시 선물 받은 풍산개 ‘우리·두리’의 3대손 두 마리 등 다섯 마리의 풍산개를 키우고 있다.

 

우치공원 측은 “곰이·송강의 건강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우치공원의 다른 동물 진료를 위해 필요한 시설 및 장비 예산을 단발성으로 요청한 것”이라고 예산 편성에 관해 설명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14일 민주당 시도지사들과 함께 설을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광주광역시 제공

 

한편, 강 시장은 지난 14일 민주당 시·도 지사들과 함께 설을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강 시장은 곰이·송강의 모습이 담긴 액자를 만들어 문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강 시장은 “곰이, 송강도 볼 겸 광주 방문을 요청했다. 4월 광주비엔날레와 5월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등에 다녀가 주시기를 말씀드렸다”며 “곰이 송강이도 볼겸 광주에 오시겠다고 화답했는데, 정확한 시점은 말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