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트체리 먹어 불면증 개선? 식약처 온라인 부당광고 151건 적발

전문가 “불면증 개선효과 없다”

“(이 제품은) 천연 멜라토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생체리듬을 조절해 수면에 도움이 되고 케르세틴과 안토시아닌이 풍부하여 독소를 해독하고 혈관건강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사진=연합뉴스

온라인에 게시된 타트체리 기반 건강기능식품 광고 문구이다. 멜라토닌은 활동일 주기를 조절해주는 수인성 호르몬으로 동물, 식물, 미생물에 존재한다. 사람 몸에서는 간뇌에 있는 송과선에서 분비하는데, 낮에 햇빛에 노출되어야 생성이 되고 밤에 분비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연성분으로는 우유와 체리, 특히 타트체리에서 함유량이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타트체리나 타트체리에서 추출한 멜라토닌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은 불면증 개선 효과가 뛰어날까. 전문가들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민간광고검증단’이 최근 의사와 교수 등 전문가 90명에게 수면, 멜라토닌 함유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온라인 광고 294건의 허위·과장 광고 여부를 자문한 결과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는 불면증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견을 들었다.

 

자문단에 따르면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단기간 복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신장장애, 간장애 등으로 소아와 임부, 수유부는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료는 감태추출물, 미강주정추출물, 유단백가수분해물(락티움), L-글루탐산발효가바분말, 아쉬아간다 추출물 등인데 타트체리 추출물은 포함돼 있지 않다.

 

자문단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불면증을 치료하려는 것은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어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초기부터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국내 광고·유통 중인 수면건강 관련 제품 상당수는 일반 가공식품인데도, 마치 수면에 효과가 있는 제품인 것처럼 광고돼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제조 94개 제품 중 타트체리 농축액을 원료로 사용한 6개 제품은 수면에 도움이 되는 멜라토닌 함량을 표시·광고했지만 불면증 개선 효과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대상 중 국내제조 42개 제품, 해외직구 191개 제품 등 233개 제품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불법·부당 광고 제품으로 확인됐다.

표시 광고 기준을 위반한 제품 광고 233건 중 151건(국내제조 18건·해외직구 133건)은 ‘잠 잘 오는’, ‘숙면에 좋은’ 등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수면 유도 효과가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거나 혼동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