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차이나는 부부 많은 한국… “가구소득 불평등 완화”

한은 분석, 소득동질혼지수 낮아
주요 분석대상국 중 ‘최하위’ 차지

한국은 부부의 소득이 서로 비슷한 ‘소득동질혼’ 경향이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특성은 우리나라의 가구소득 불평등 수준을 10% 낮춘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박용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차장·허정 한은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 조사역은 19일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 가구소득 형성단계별 지니계수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개인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547로 주요국 평균(0.510)보다 높았으나, 가구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361로 주요국 평균(0.407)보다 낮았다. 지니계수란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고소득 개인과 저소득 개인이 만나 중간소득 가구를 형성할 경우, 개인 단위의 소득 불평등에 비해 가구 단위에서 소득 불평등이 완화되는 ‘가구 내 소득공유 효과’가 발생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 효과가 주요국보다 컸다는 뜻이다.

 

박 차장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소득동질혼 경향이 주요국보다 약한 데다,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1인 가구·한부모 가구 비중에 힘입어 가구구조도 불평등 완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부소득이 유사한 가구가 무작위 결혼에서 나타나는 것에 비해 얼마나 빈번히 관측되는지를 배율로 측정한 ‘소득동질혼 지수’의 경우, 한국은 1.16배로 분석대상국(평균 1.60배)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 경향이 약한 데는 우리나라에서도 고소득 남녀 간 결혼이 많기는 하지만, 고소득 남성과 비취업·저소득 여성 간 결혼, 저소득·비취업 남성과 중위소득 이상 여성 간 결혼 등 이질적 결혼이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빈번히 일어나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의실험 결과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주요국과 같아진다면, 우리나라의 가구 균등화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원래 0.361에서 평균 0.396으로 10%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