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 정부가 어제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이란과 관계와는 무관한 바, 불필요하게 확대되는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제 이란 정부가 윤강현 주이란대사를 초치해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지역(중동)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즉각적인 설명과 입장이 필요하다”고 반발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정부는 이란 측이 윤 대통령의 핵무기 제조 가능성 발언에 관해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서도 “전혀 근거 없는 문제 제기”라며 “우리나라는 NPT의 비확산 의무 이행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말실수가 양국 외교문제로 비화해 안타깝다.
원인 제공을 윤 대통령이 한 것은 맞다. UAE 파병 아크부대 장병들 앞에서 한 발언은 누가 봐도 부적절했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윤 대통령은 이란과 UAE를 포함해 걸프국가들과의 우호적 관계, 긍정적인 개선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다”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요구한 것은 이해 못 할 바가 아니다. 그렇더라도 NPT까지 운운하며 사태를 키우는 것은 지나치다. “UAE의 적은 이란”이라 말하고는 멈칫하다 “가장 위협적인∼”으로 바꾼 당시 발언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보더라도 윤 대통령은 실수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의도적인 발언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