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한 번 더 던져보고 싶어요.”
“더 높이 던져볼래?”
19일 오전 울산시 동구 현대외국인학교 유치부 교실이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8명의 아이들은 대형 윷을 던지면서 깔깔 댔다. 윷이 뒤집어진 갯수만큼 말을 이동할 수 있다는 한국어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졌고,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눈을 빛내며 흥미롭게 들었다. 설을 맞아 마련된 ‘설맞이 한국 문화 체험 행사’에서다.
현대외국인학교는 울산 유일의 외국인 학교다. 현대중공업 외국인 직원과 울산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정주여건을 돕기 위해 1982년 개교했다. 현재 유치부와 초등부, 중등부 과정 등 5개 반에 62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부모 중 1명 이상이 외국인이거나 해외 거주 기간이 총 3년 이상이면 학기 시작 시점과 관계없이 상시 입학할 수 있다.
한국 문화 체험행사는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우리 고유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2004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한국어 선생님으로부터 새로운 한 해를 맞는 날인 설의 의미를 듣고, 윷놀이를 비롯해 제기차기, 투호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체험했다. 설 동요와 세배하는 법도 배웠다.
쉬는 시간엔 따끈따끈한 가래떡을 꿀에 찍어 먹으며 재잘댔다. 장수를 상징한다는 의미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대니얼 그린(Daniel Green) 현대외국인학교 교장은 “명절이 낯선 우리 어린이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