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이전 가격 돌아온 비트코인… “2배 더 오른다” vs “단기적 상승”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FTX 사태 이후 약 3개월 만에 2600만원(2만1000달러)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크게 둔화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과 채굴 난이도 상승,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점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AFP연합뉴스

◆왜 올랐나?…美 증시와 함께 가고 있는 비트코인

 

21일 가상화폐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0시 기준 260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2600만원대로 가격이 올라선 이후 1주일간 2550만~2650만원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개당 2600만원을 회복한 것은 FTX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11월8일 이후 약 3개월만이다.

 

이른바 ‘디지털 금’이라고 불렸던 비트코인은 금 가격보다 최근 미국 증시와 동조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도 지난 12일 미국 노동통계국이 12월 CPI를 전달(7.1%)보다 하락한 6.5%로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물가상승이 완화하면서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비트코인에도 반영된 것이다. 가상화폐 구매에 주로 반영되는 달러의 가치가 하락한 것도 이번 상승을 이끌었다.

 

◆ 채굴난이도 상승, 반감기 등 공급량 감소 기대 반영

 

비트코인 채굴난이도가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가상화폐 채굴분석 사이트 BTC닷컴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 채굴난이도는 10.26% 올랐다. 채굴난이도가 높아지면 생산비용이 높아져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 비트코인 채굴난이도가 10% 이상 상승한 것은 지난해 10월10일(13.55%) 이후 3개월 만이다.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 사태 여파가 잦아진 것도 가상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FTX 법무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서 약 50억 달러(6조2000억원)의 유동자산을 회수했다고 밝혀 피해자들이 일부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인베이스, 크립토닷컴, 후오비 등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가 인원 감축에 나선 것도 가상화폐 시장에 청신호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억만장자 투자자로 알려진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지난 10일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거래소들의 인원감축에 대해 “합리적 결정”이라며 “업계를 회복하고 재건할 기회가 생겼고 거래소가 생존 모드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도 상승기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BTC닷컴에 따르면 현재 속도로 내년 4월21일 반감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 “5200만원까지 간다” vs “단기 과매수에 불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을 최대 5200만원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긴축기조 완화 △러시아의 무역결제 수단으로 가상화폐 허용 △브라질 가상자산 확대 △일본의 가상화폐 과세부담 완화 등 가능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연구소는 “올해 가상시장의 약세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첫 번째 계기는 연준의 긴축기조 완화가 될 것”이라며 “가상자산이 각국 무역 결제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올해 기대되는 중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내다봤다.

 

이번 비트코인 상승이 CPI 발표로 인한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관측도 있다. 투자자문사 페어리드 스트래태지스의 공동 창업자 케이티 스톡턴은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약한 상승은 긍정적이지만 단기 과매수 상황이 다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상승랠리를 쫓아 추격 매수하는 것은 경솔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