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수사가 경영 책임자 특정과 혐의 입증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장기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5일 발표한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및 기소 사건을 통해 본 법률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경총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수사기관이 경영 책임자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사건은 11건, 기소까지 기간은 평균 237일(약 8개월)로 나타났다. 고용노동청은 평균 93일(약 3개월),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평균 144일(약 5개월)간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 규모를 고려해 법 적용을 유예하면서 50인 미만 하청기업의 중대재해 사건의 경우 원청의 경영 책임자만 처벌받도록 한 것도 문제라고 경총은 지적했다. 현행 법률 규정으로는 원청의 책임 범위가 불명확함에도 수사기관이 원청의 경영 책임자에게만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다.
중대재해법 위반사건 재판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신청됐고, 검찰과 법무부 내부에서도 법적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등 향후 법 적용을 둘러싼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경총은 중대재해법을 산업안전보건법과 일원화해야 하고,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면 기업에 큰 부담을 주는 형사처벌 규정 삭제를 최우선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법 이행 주체와 의무 내용을 명확히 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적용 유예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현재까지 중대재해법 수사·기소 사건을 보면 정부 당국도 법 적용과 혐의 입증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법 제정 당시 경영계가 끊임없이 문제제기한 법률의 모호성과 형사처벌의 과도성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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