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여성도 민방위 훈련 해야’ 김기현 법안 발의

민주 권인숙 “여가부 폐지 '국방 버전'”
민방위 훈련.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여성을 민방위 훈련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을 25일 발의했다.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잡으려는 것 아니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여론 속 젠더갈등만 부각시킨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김 의원이 발의한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에 따르면, 20살부터 40살까지 여성도 민방위에 포함된다.

 

김 의원은 법안은 “여성들의 민방위 훈련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필수 생존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전쟁을 비롯한 국가적 재난에 대비해 심폐소생술 등을 의무적으로 배우게 하자는 것으로 김 의원은 이를 여성들의 군사 기본교육이라고 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야당은 부정적이다.

 

민방위 교육이 군사 교육을 대체할 수 없고, 예산을 비롯한 사전 검토가 부족한 상태로 발의돼 현실성이 떨어진단 지적이 나온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인 권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안전은 뒤로한 채 전쟁을 부추기고 특정 세대, 특정 성별을 겨냥하는 포퓰리즘적 발상은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표 유력후보인 김기현 의원이 민방위훈련 대상에 여성을 포함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나섰다”며 “전쟁 국면으로 사회를 이끌려는 윤 정부 의도를 반영한 위험한 행보이고, 지지율이 떨어지면 들고나와 반등을 꾀하는 ‘여성가족부 폐지’의 국방 버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언급하며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여전히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정부가 아니라는 것이 얼마나 끔찍하고 두려운 일인가. 국민은 정말 불안하다”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예기치 않은 각종 재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여성의 민방위 대상 포함 여부는 필요하다면 논의해볼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정부와 여당은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평화를 위한 고민을 제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김 의원은 해당 법안이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잡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즉각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일각에선 이대남 표심을 잡으려고 내놓은 정책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금기시했던 주제를 제안한 것이고, 지지율을 단 1% 받는다고 해도 해야 할 건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방위 교육은 20세 이상 40세 이하 ‘남성’만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바꿔 말하면, 여성은 전시에 생존을 위한 아무런 지식도 지니지 못한 채 완전한 무방비 상태로 놓이게 되는 것”이라며 “1년에 1~4시간 가량만 이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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