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와 비슷한 이 질환 발병 증가세…폐경 후 여성 주의해야

‘척추관협착증’ 진료 환자, 2021년 180만명…2017년보다 9.2%↑
환자 대부분은 50대 이상…여성 환자가 전체의 62% 차지 ‘눈길’
폐경 후 여성, ‘에스트로겐’ 감소…척추 관절 지탱력 떨어져 위험
양반다리·쪼그려 앉기는 금물…규칙적 운동 통해 적정 체중 유지
폐경기 이후 어깨 허리 통증을 느끼는 중년 여성. 게티이미지뱅크

 

척추 중앙의 척주관, 신경근 또는 추간공 등 척추의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는 병인 ‘척추관협착증’. 이 질환은 다리와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데, 흔히 허리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과 함께 대표적인 척추 질환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5년 새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1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대부분은 50대 이상이었는데,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이 척추관협착증에 취약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2021년 척추관협착증 질환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179만9328명으로, 2017년(164만7147명)보다 15만2181명(9.2%)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2.2%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환자들의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2017년 7132억원에서 2021년 9280억원으로 30.1%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6.8%였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총진료비가 35.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진료인원 1인당 진료비는 2017년 43만3000원에서 2021년 51만6000원으로 19.1%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가 58만9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2021년 기준 여성 환자가 111만2504명으로, 전체 진료인원의 62%를 차지했다. 남성 환자는 이보다 적은 38%(68만6824명)였다. 4년간 증가율은 여성 7%, 남성 13.1%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31.4%(56만5096명)로 가장 많았고, 60대(30.8%‧55만4551명)와 80세 이상(17.5%‧31만4544명)이 뒤를 이었다. 남성 환자 중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0.6%로 가장 높았고 여성은 70대가 32.5%로 가장 높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이 질환은 노화와 큰 연관이 있기 때문에 70대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이 남자는 1만2777명, 여성은 1만9056명에 이를 정도로 노년층에 흔한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신재원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중년 이후 여성에게서 환자가 특히 많은 데 대해 “폐경 이후 나타나는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은 골밀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여성은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뼈 소실과 근육량 감소를 초래하고 척추 관절을 지탱하는 힘이 떨어져 척추 질환 발생을 가속한다”고 설명했다.

 

척추관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의 올바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거나 쪼그려 일하는 자세는 되도록 피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몸에 가까이 붙여 무릎을 구부리고 드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척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신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척추 신경에 혈액 공급이 감소하거나 완전히 막힌다”라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신경 회복이 힘들다. 방치하게 되면 다리가 마비돼 걷기 힘들어진다”고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