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망토의 비밀’ 주연 3인방 “처음 한 어린이 드라마, 편하고 이해 쉬웠어요”

“안녕. 우리 이름은 한번개, 섬세한, 공다해야. ‘번개망토의 비밀’을 끝까지 사랑해 준 친구들 고마워. 우리 3명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니? 이렇게 우리들의 이야기가 끝나지만,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랄게.”

 

지난 27일 종영한 EBS1 ‘번개망토의 비밀’에서 주인공 한번개와 친구 섬세한, 공다해를 연기한 이유찬(가운데), 박태우(오른쪽), 유나. EBS 제공

지난 29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EBS1 ‘번개망토의 비밀’에서 이야기를 이끌었던 이유찬(12), 박태우(11), 유나(본명 전소현·13)가 드라마를 시청해준 친구들에게 전한 말이다.

 

지난 27일 종영한 ‘번개망토의 비밀’은 2014년 12월 방송한 ‘플루토 비밀결사대’ 이후 8년여만에 내놓은 어린이 드라마다. 특히 EBS 유일 프리퀄(이전 이야기)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윤영아 PD는 “예전에는 드라마 등 어린이 콘텐츠가 다양했는데, 어느 순간 많이 사라졌다”며 “더욱이 EBS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있음에도 캐릭터 구축이나 관리에 아쉬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캐릭터의 세계관을 확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번개맨의 어린 시절을 다룬 ‘번개망토의 비밀’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종영한 EBS1 ‘번개망토의 비밀’ 포스터. EBS 제공

번개맨은 2000년 EBS1 ‘딩동댕 유치원’의 한 코너에서 등장했던 캐릭터로, 이후 인기를 얻으면서 독립 코너(‘모여라 딩동댕’)를 통해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다. 가시별에서 온 악당 ‘아차’와 ‘아차차’가 친구들을 괴롭히면 나타나 무찌르고 정의를 구현한다. 번개 모양이 그려진 망토와 손에서 나오는 번개 파워가 트레이트 마크.

 

‘번개망토의 비밀’은 그런 번개맨의 어릴 적 이야기로, 10살 평범한 어린이 한번개가 번개망토를 얻게 되면서 친구 세한, 다해와 함께 악당 ‘꿈잡이’를 무찌르는 내용이다. 어린이 드라마이지만 반응은 어른 드라마(정극) 못지않았다.

 

“방송 이후 학교나 문방구에 가면 친구들이 모두 알아봐요. 포스터를 보고 알아보거나 방송을 잘 봤다고 이야기해 주는 친구들도 있어요.”(유나)

 

심지어 외국에서 SNS로 연락도 왔다. “인스타그램으로 외국 팬들이 잘 보고 있다는 메시지도 받았어요. 어떤 팬은 ‘자녀를 위해 한번개가 응원해 주는 영상을 찍어달라’는 요청도 받았어요.”(이유찬)

 

세 사람은 촬영 현장도 너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SBS ‘복수가 돌아왔다’(이유찬)와 ‘사내맞선’(박태우), 애플TV플러스 ‘파친코’(공다해) 등 6∼7살부터 광고와 영화, 드라마 등에 출연했지만, 대부분 정극이었다. 세 사람 모두에게 어린이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 

 

“‘번개망토의 비밀’에서 또래와 연기하면서 너무 편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야기도 어린이의 시선으로 진행돼 이해하기 쉬웠고요. 특히 분위기 자체가 밝아서 촬영장이 화기애애했어요.”(유나)

 

지난 27일 종영한 EBS1 ‘번개망토의 비밀’에서 주인공 한번개와 친구 섬세한, 공다해를 연기한 이유찬(왼쪽부터), 박태우(오른쪽), 유나와 연출을 맡은 윤영아 PD. EBS 제공

그렇다고 어려운 점이 없던 건 아니다. “서로 친하고 장난도 많이 치는데, 그러다보니 감정 신(Scene)에서 힘들었어요. 특히 5∼6화에서 저(세환)와 번개가 오해로 싸우는데, 촬영할 때 웃음을 참기 힘들었죠.”(박태우)

 

번개 망토의 힘으로 하늘을 날거나 손으로 번개를 쏘는 촬영도 어려웠다. “누워서 팔다리를 뻗어 올리는 슈퍼맨 자세를 해야 하는데, 배랑 등이 너무 아팠어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 번개를 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쑥스러웠고요.”(이유찬)

 

그럼에도 촬영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드라마 종영이 아쉽다고. “아직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요. 번개의 이야기만 다루지 말고 세한과 다해의 이야기도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번개맨에 나오는 다른 친구들은 등장하지도 않았어요. 악당인 ‘아차’와 ‘아차차’도 없었죠.”(유나)

 

“한번개가 번개맨이 되는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하는 데에만 집중했다”며 “친구를 사귀면서 발생하는 다툼 등 어린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지 못했다”고 윤 PD도 종영을 안타까워했다.

 

지난 27일 종영한 EBS1 ‘번개망토의 비밀’ 모습. EBS 제공

세 사람의 꿈은 모두 배우다. ‘어두운 장르나 감수성이 풍부한 캐릭터’(박태우·유나)나 ‘무게감 있는 사극’(이유찬)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느 성인 배우 못지않은 자세였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학교 가는 것보다 촬영하는 게 더 재미있다”며 어린이다운 순수한 마음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