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병영1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A(49)씨는 최근 행정복지센터에서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5년 전 실직한 뒤 일용근로로 월세를 내고 생계를 유지했지만, 함께 살던 노모가 돌아가신 뒤로는 우울증에 거동까지 불편해져 경제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초수급제도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몰랐다.
A씨는 이제 생계, 의료, 주거 급여를 받게 된다. 다시 일할 수 있다는 희망까지 생겼다.
A씨에게 이런 희망이 생긴 건 옆집에 사는 ‘착한 파파라치’ B(71)씨 덕분이다. B씨는 평소 A씨의 어려운 사정을 눈여겨보다 지난해 11월 병영1동 행정복지센터에 ‘위기가구가 있다’고 신고했다. 중구는 B씨에게 신고 포상금 5만원을 지급했다.
30일 울산 중구에 따르면 구는 최근 ‘위기가구 신고 포상금 제도’ 시행 후 처음으로 복지위기가구를 발견해 신고한 주민 2명에게 신고 포상금 5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포상금을 받은 다른 주민(57)은 혼자 살면서 우울증과 치매를 앓고 있는 직장동료의 사정을 행정복지센터에 알려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중구의 ‘위기가구 신고 포상금 제도’는 지난해 10월 시행됐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발견해 신고하는 주민에게 1건당 5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울산에서는 처음 도입된 포상금 제도다.
제도 시행 후 4개월 동안 29명이 어려운 이웃이 있다고 신고했는데, 포상금을 받은 건 아직 B씨 등 2명뿐이다. 26명은 포상금을 받을 수 없는 공무원, 경찰, 통장,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등 신고의무자였다. 나머지 1명은 아직 신고 대상자가 기초생활수급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김영길 중구청장은 “주민들의 작은 관심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는 큰 희망이 된다”며 “앞으로도 주민들과 힘을 합쳐 위기가구 발굴·지원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보완하고, 복지사각지대 없는 행복하고 안전한 중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