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는 마스크 자율 착용을 권고하나,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등은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드립니다.”
정부가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면서 2020년 10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도입된 마스크 착용 조치는 27개월여 만에 사라졌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사라진 이날, 시민 반응은 엇갈렸다. 특히 어디서 마스크를 써야 하고, 벗을 수 있는지를 두고 혼선이 일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적잖았다.
이날 서울 강서구 한 마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장을 보고 있던 박은혜(37)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 좋지만, 나만 안 쓰고 있어서 민망하다”며 여전히 대부분의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혼자만 벗기가 애매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직장인 김대진(41)씨 또한 “다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눈치가 보여서 마스크를 쓰게 됐다. 주변에 물어봐도 남들 눈치를 보는 중”이라며 “사람들 30% 정도는 벗고 있어야 벗기 시작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학생은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어색해 앞으로도 마스크를 쓰고 있겠다고 말했다. 이날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교한 최가인(13)양은 “아직 마스크 벗고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친구들도 있다”며 “‘마기꾼(마스크+사기꾼)’이라는 표현으로 놀림받을까 봐 걱정돼 마스크를 안 벗으려는 친구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기관마다 마스크 수칙이 달라서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를 둔 김모(40)씨는 “학원마다 마스크 관련 지침이 다 다르다고 해서 아이가 다니는 학원들에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당분간은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워줄 것”이라고 했다. 마스크 착용 기준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신영(25)씨는 “영화관과 헬스장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데 KTX에서 써야 하는 게 이상하다. 밀폐된 공간에서 비말이 튀는 건 똑같지 않냐”고 반문했다.
보건당국의 실내 마스크 지침 전환에 따라 군 장병들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각 군에서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하는 지침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부분 해제됐으나 보건의료기관(군병원, 군 의무시설)에서는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 신병교육기관 입소자도 첫 PCR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되기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지휘통제실, 함정, 중앙방공통제소(MCRC) 등 주요 작전 시설과 공용차량, 면회실, 행정안내실 등에서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또 밀집도, 비말전파 위험도 등을 고려해 지휘관 판단에 따라 마스크 착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