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유지…WHO “경계 늦추지 말자”

사무총장, 각국에 코로나19 방역에 관한 임시 권고사항 발표
느슨해진 방역 태세 개선 어려워…구체적인 주문사항 제시
호흡기 질병 통합관리·방역 준비태세·모니터링 지속 등도 요청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보건기구(WHO) 본부의 전경. 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유지 결증을 내리고 각국에 “코로나19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자”며 철저한 방역 체계 유지를 주문했다. 

 

WHO는 각국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강화와 호흡기 질병 통합관리, 방역 준비태세 강화‧유지, 자국 내 방역 위험도 지속적 평가 등을 제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패닉에 빠졌다가 시간이 지나면 방임 상태가 돼 버리는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시다”라며 각 회원국에 코로나19 방역에 관한 임시 권고사항을 별도로 내놨다. 

 

이는 3년간 유지해 온 코로나19 경계 태세를 계속 이어간다는 메시지만으로는 이미 느슨해진 각국의 방역 태세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보고 구체적인 주문 사항을 제시한 것이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WHO 내 ‘백신 접종을 위한 전문가 자문그룹(SAGE)’이 세워 놓은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가 높은 접종 대상자를 100% 접종 완료 상태로 만들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SAGE는 진료 현장의 의료 종사자, 고령층, 질병 등으로 사망 위험이 높은 사람 등을 우선순위가 높은 대상자로 꼽는다. 

 

이어 평생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합할 계획을 세울 것을 주문하며 이를 통해 정기적으로 접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고할 것도 요청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WHO 제공

 

그는 이번 PHEIC 유지 결정의 배경으로 꼽혔던 방역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도 권고사항에 담았다. 독감을 비롯한 호흡기 전염병 전반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 방식으로 코로나19 상황을 함께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변이가 나오는지 감지할 것을 요청하는가 하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파악한 코로나19 유행 관련 정보를 통합할 필요도 있다 강조했다.

 

특히 대유행의 충격이 가시면 또다시 방역 태세가 해이해지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각국은 보건의료 역량과 감염병 예방 시스템 등 준비 태세를 강화·유지해야 하고, 출입국 규제를 비롯한 해외여행과 관련한 방역 조치는 자국 내 방역 위험도를 평가해 지속해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강조했다. 

 

그는 각국이 코로나19 진단과 백신 접종, 치료자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방역 위험도와 각종 근거에 기반한 위기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PHEIC를 유지해야 한다는 WHO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의 권고 의견에 동의했다”라며 코로나19의 PHEIC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WHO가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의 PHEIC를 선언한 이후로 3년 넘게 동일한 경계 수준이 이어진다. WHO는 분기마다 PHEIC 유지 여부를 새로 판단하는 만큼 코로나19에 내려진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는 최소한 3개월 더 유지될 예정이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특정한 질병의 유행이 PHEIC로 결정되면 이를 억제할 수 있도록 WHO가 각종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