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 “나토의 핵 공유는 한국에 독약” 견제 [특파원+]

글로벌타임즈 “북핵 정보 공유 미끼로 아·태 영향력 확대”
냉전 수혜자 나토…“피 흘리는 하이에나처럼 한반도 겨냥”
“韓, 갈증 해소 위해 독 마실지 결정해야… 정치적 시험대“

중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의 한국 방문에 “나토는 한국에 핵 미끼 줬다. 핵공유는 한국에 독약”이라며 ‘나토의 아시아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나섰다. 중국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방한(29∼30일)으로 한국과 나토의 협력 강화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나토가 한국에 준 것은 핵 미끼’라는 제목의 31일자 사설에서 “나토가 북핵 관련 정보 교류를 미끼로 나토의 영향력을 동북아까지 확장하려 한다”며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방한기간 북한 핵무기 개발에 대한 정보 공유를 거론한 사실에 주목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30일 강남구 최종현 학술원에서 강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나토의 유럽 동맹국들과 핵무기 사용에 대해 조율하는 시스템인 이른바 ‘나토식 핵공유’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고도로 경계했다.

 

매체는 “나토는 한국과의 핵정보 공유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 북한의 ‘핵 위협’을 꺼내들었다”며 “목적은 한국을 나토의 협력 틀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핵 공유는 나토의 장악력이 동북아까지 당당한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는 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한국의 국가 안정과 경제 발전은 한반도 정세가 장기적으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느냐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며 “나토가 가져올 핵 미끼는 외부 환경의 안전과 안정을 추구하는 한국에 절대적으로 양약이 아닌 독약”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가 유럽 방어라는 당초 설립 취지를 넘어 아시아로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대해 한국과 나토 측에 견제구를 던졌다.

 

매체는 한반도의 교착 상태와 나토에 대해 냉전의 잔재이지만 전자는 냉전의 피해자인 반면 후자는 수혜자로 평가한 뒤 “냉전 종식 후 나토는 존립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잃었다”며 “다른 동물들의 피 흘리는 상처를 응시하는 하이에나처럼 한반도를 겨냥한 것으로 동북아시아에 가져다 주는 것은 새로운 냉전의 북소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시아·태평양에 관여하려는 나토의 의도는 잘 알려져 있다”며 “갈증 해소를 위해 독을 마시는 것을 어떻게 거부할 것인가가 한국의 정치적 지혜를 시험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毛寧)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에서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방한 중 행한 강연에서 중국이 가치와 이해관계, 안보상 도전이 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은 세계의 협력 파트너이지, 도전이 아니다”라며 “나토가 전통적인 방어 지역을 계속 돌파하면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군사·안보 관계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마오 대변인은 “우리는 이 지역 국가들이 아시아·태평양 협력의 정도(正道)를 굳게 지키고, 세계 평화·안정, 발전 및 번영을 유지하고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며 “나토는 냉전적 사고 방식과 진영 간 대결 개념을 버리고 유럽과 세계의 안보와 안정을 위해 이익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