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대장동 사업서 '이재명'은 금기어... 그래서 제가 수익금 받기로 한 것”

뇌물 공여 등 혐의 첫재판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저는 자수하는 것. 이재명 피해의식서 벗어나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 혐의 1심 공판준비기일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31일 "대장동 사업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이름은 일종의 불문율, 금기어였다"며 "그래서 (천화동인 1호 수익금 700억원을) 제가 받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분(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은 제가 공격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저는 숨겨왔던 때를 벗기고 싶은 마음으로 자수하는 것"이라며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서 본인의 의지대로 좀 말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스1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뇌물 공여 등의 혐의 첫 재판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유 전 본부장은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700억원은 본인(유 전 본부장)이 받기로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 당시 이재명 지사 이름이 금기어라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당시 민간 사업자에게 이재명 이름을 팔았다면 저는 이재명 옆에 있어선 안 되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사업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이 대표와) 같이 고민한 내용"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그 방대한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를 향해 "피해의식에서 벗어나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저는 숨겨왔던 때를 깨끗히 씻고 싶고 자수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앞으로 제가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분(이 대표)은 공격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서 본인 의지대로 좀 말하라"면서 "저는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7000만원을 건넨 적이 있다고도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김용 전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을 만나러 와 무엇인가를 들고 나갔다'는 정민용 변호사의 법정 증언에 대해 "7000만원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돈을 받으러 온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제가 더 이야기 하면 또 자신들을 비난한다고 생각한다"며 "재판 과정에서 자세히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실체와 전혀 맞지 않고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