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간서 새똥 범벅된 그림…74만원에 샀는데 38억원에 팔려

‘성 히에로니무스를 위한 습작’, 뉴욕 소더비 경매서 310만 달러 매겨
‘17세기 최고의 초상화가’ 반 다이크 작품…2002년 한 헛간서 발견
이번에 경매에 오른 작품과 뒷면. 뒷면에는 새똥 자국이 남아 있다. [소더비 경매 홈페이지. 연합뉴스

 

미국의 한 헛간에서 새똥 범벅이 된 채로 발견된 유화 한 점이 경매에서 무려 38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이 그림은 ‘17세기 최고의 초상화가’라고 불리는 안토니 반 다이크(1599~1641)의 작품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반 다이크의 ‘성 히에로니무스를 위한 습작’이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10만 달러(약 38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이다. 세로 95㎝, 가로 59.5㎝ 캔버스에 하얀 수염을 가슴께까지 늘어뜨린 노인의 나신을 담았다.

 

이 그림은 바로크 화가 반 다이크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조수로 있던 1615~1618년 벨기에에서 그린 습작 가운데 하나로 추정된다. 

 

CNN은 현존하는 반 다이크의 대형 실물 습작은 이 작품을 포함해 단 2점뿐이라고 전했다.

 

이 그림은 지난 2002년에 17세기 후반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뉴욕주에 조성한 킨더훅 마을의 한 헛간에서 초 새똥이 잔뜩 엉겨 붙은 상태로 발견했다.

 

공무원이자 수집가였던 고(故) 앨버트 B. 로버츠는 이 그림을 단돈 600달러(약 73만8천원)에 구입했다. 이후 미술사학자 수전 J. 반스가 “놀랍도록 온전히 보존된 반 다이크의 작품”이라고 의견을 내면서 가치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작품은 지난 26일 ‘소더비 마스터 페인팅 파트1’ 경매에서 310만달러(약 38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소더비에 따르면 경매 수익금의 일부는 예술가를 지원하는 앨버트 B. 로버츠 재단에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