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비윤석열) 구심점’인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며 3·8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당대회가 자신에게 불리한 ‘당원투표 100%’ 방식으로 치러지는 데다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자 당권 도전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며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가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이며 승산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불출마 입장을 굳힌 것으로 분석된다. 친윤(친윤석열)계는 그동안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거친 언어로 비판해 온 유 전 의원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등 집중적으로 견제해왔다. 이번 전대에 도입된 당원투표 100% 방식과 결선투표제도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유 전 의원의 당선을 막기 위한 수단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이 비윤 성향이 강해 친윤을 자처하는 김, 안 의원 모두 ‘유승민 표심’ 끌어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는 딜레마가 있다. 유 전 의원 지지층에 호소하려다 비윤으로 낙인찍히면, 당원 표심을 더 크게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이날 유 전 의원 불출마와 관련해 “저는 전대 초기부터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컨벤션 효과를 얻는 것이 당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쉬운 마음”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도 “나름대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존중한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제6차 회의를 열고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인원을 확정했다. ‘당원투표 100%’ 방식의 컷오프를 통해 추려질 인원은 당대표 후보 4명, 최고위원 후보 8명, 청년최고위원 4명이다. 본경선 진출자는 오는 10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