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극의 셰프’
해발고도 3810m , 평균기온 영하 54도인 남극. 극한의 추위에 식물은 고사하고 추위를 견디는 동물과 바이러스도 살아갈 수 없는 곳이다. 그곳에서 1년6개월 동안 연구하며 생활해야 하는 정예들이 뭉쳤다. 빙하학자부터 엔지니어, 기상학자, 통신전문가, 의사까지.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인 직업군이 모인 이곳에 그들의 음식을 책임져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가진 ‘셰프’가 있다.
#모두의 ‘에비 후라이’
남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물’이다. 그 추운 곳에서 물을 어디서 구해오는 걸까. 바닥에 널리고 널린 눈송이들을 녹여 물을 자급자족한다. 매주 하는 이 작업은 숨 쉬기조차 힘든 남극에선 가장 고된 노동 중 하나다. 눈썹에 하얀 얼음이 생기고 숨이 헐떡일 때쯤 통신 담당이 전임 요리사가 놓고 간 닭새우가 있다는 재미있는 소식을 전한다. 주인공은 닭새우라는 말을 듣자마자 닭새우 회나 타르타르를 생각해낸다. 하지만 닭새우가 생소한 팀원들은 새우는 무조건 튀김이라고 못 박아 버리고 그날 저녁식사는 ‘에비 후라이’, 새우 튀김으로 정해진다. “에비 후라이!”를 외치며 노동요를 부르는 팀원들을 보곤 주인공은 쓴 입맛을 다시며 튀김을 준비하는데, 꽤 중독성 있는 구호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새우 찜, 새우 소금구이, 새우 타르타르, 새우 튀김 등 새우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다. 어떻게 먹어도 다 맛있는 것이 새우다. 닭새우도 그렇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이 분명히 있다. 신선한 것은 회로 먹고, 버터구이나 타르타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거대한 닭새우 머리와 튀긴 몸통을 본 팀원들의 표정과 이것 보라는 비장한 표정의 주인공을 보면 그 중요한 임무를 띤 팀원들 사이에서도 요리사의 위상이 올라가는 기분이다.
#튀김 요리
‘구두굽도 튀기면 맛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튀김 요리는 맛이 좋다. 기름에 튀긴 그 바삭한 식감을 생각만 해도 식욕이 돋는다. 아시아에서 기름은 상대적으로 비싼 식자재였다. 기름은 일반적으로 동물성 지방에서 처음 얻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상당히 고가이며 유통이 쉽진 않았다. 중국은 송나라 때에 석탄을 연료로 사용, 동물성 지방을 식재료로 활용해 튀기거나 볶을 때 이용했다. 불교가 국교이던 일본은 채식에 따른 부족한 단백질과 지방을 유채꽃에서 기름을 얻은 튀김 요리를 자주 해 먹어 채웠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튀김문화가 늦은 편인데, 쌀과 보리 같은 작물 키우기에도 힘든 여건 때문에 깨나 유채, 콩처럼 기름을 내는 작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평소 접하는 전통음식에서 튀김 요리가 많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기름을 이용한 요리는 매작과나 한과 같은 반가에서 먹던 고급 다과에서나 볼 수 있다. 기름이 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름을 적게 넣고 지지는 ‘전’이 발전했다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