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發 입국자만 코로나 검사 부활시킨 중국의 과잉 대응

중국, 한국발 입국자 대상 코로나 검사 실시 (영종도=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중국 정부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19 검사를 실시한 1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중국 광저우행 항공기 승객이 탑승수속을 밟고 있다. 2023.2.1 saba@yna.co.kr/2023-02-01 13:49:12/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중국 정부가 예고한 대로 어제부터 한국발 항공편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전수 검사를 실시하고 확진자를 격리 조치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격리 조치를 지난달 초 폐지했지만, 한국발 승객에 대해서만 부활시킨 것이다. 중국 방역 당국은 승객을 국적별로 구분해 중국 국적 승객에 대해서는 검사를 하지 않고,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 국적 승객에 대해서만 검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지난달 말까지로 예정됐던 중국인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를 이달 28일까지로 연장하자 감정적 보복에 나선 것이다.

한국 방역 당국은 지난달 27일 춘제(春節·설) 이후의 재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연장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브리핑 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에도 “대등한 조치를 취할 이유가 있다”며 이번 조치가 방역 수요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조치에 대한 상호주의적 맞대응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중국의 최인접 국가인 한국은 자국민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상식적 대응을 한 이웃 국가에 대해 중국이 보복성 맞대응을 이어가는 것은 심히 유감이다. 한국인의 반중 감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어제 방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4주차 중국발 입국자 양성률은 2.0%로 집계됐다. 한국 정부가 중국발 모든 입국자에 대해 입국 후 PCR 검사를 의무화한 뒤 입국자들의 양성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어제도 “중국에서 춘제 연휴(지난달 21∼27일) 기간 대규모 인구 이동이 있었는데 아직 그 영향이 전면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인 비자 제한 완전 해제 조치는 시기상조라는 게 한국 정부 입장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아직은 비자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기에는 신중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이 감내할 수준이 되면 신속하게 비자 발급 제한을 풀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는 상황이 좀 더 개선되면 과학적이면서도 탄력적으로 비자 제한 문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에 있는 한·중이 서로 빗장을 걸어 잠그면 양국 모두에게 손해다. 양국은 소모적 갈등이 확산하지 않도록 외교 당국 간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