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지구 곳곳에서 들려오는 이상 기상 소식이 예사롭지 않다. 유럽에서는 한겨울 이상 고온 현상이 속출하고 있는데 유럽 서남쪽에서 유입된 따뜻한 공기의 영향으로 스위스, 프랑스, 폴란드 등 유럽 중서부 주요 국가들의 1월 최고기온이 잇따라 경신됐다. 한편 한여름을 보내고 있는 남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강수량 부족으로 옥수수, 콩 등 작물 수확이 감소해 식량 부족 사태가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1월 한 달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한파와 이상고온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기온의 큰 널뛰기 현상이 있었는데, 특히 제주도에서는 유채꽃과 매화가 만발하는 등 생태계 교란 현상이 나타났다.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기온은 19세기 기록이 시작된 이래 역대 다섯 번째로 뜨거운 해였다.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약 1.2도 높았다. 또 남극 해상의 빙하 규모는 44년 만에 최저였고, 지난해 9월 그린란드의 기온은 최근 30년 평균보다 8도나 높아 막대한 양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을 유도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지난해 평균 기온은 2020년부터 지속된 라니냐(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현상) 영향이 반영됐음에도 역대급으로 높았다는 것이다. 올해는 지난 3년간 지속된 라니냐가 소멸되고 엘니뇨(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2015년 파리협정에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한 신(新)기후체제의 목표에 비상등이 켜질 수도 있다.
최근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이산화탄소 제거 상태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전 지구적인 온실가스 감축 및 저장을 통해 매해 약 20억t의 이산화탄소가 대기로부터 제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양은 신기후체제의 목표를 이루는 데 결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까지 대부분의 이산화탄소 제거는 산림 복구와 같은 토지 활용을 통한 전통적인 방법을 따르고 있으며 20억t의 0.1%인 약 200만t의 이산화탄소만이 혁신적인 신기술을 통해 제거되고 있다고 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과학적 감시를 통해 기후위기 시대에 인류가 추구해야 할 신기술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제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