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쑥쑥… 강백호 뚝뚝… 프로야구 몸값 ‘희비 쌍곡선’

각 구단 연봉협상 사실상 마무리

이정후 11억… 1년 계약 최고 기록
안우진, 133% 오른 3억 5000만원
고우석도 59% 인상 4억3000만원
SSG 최지훈·김민식 등 두 배 훌쩍

강백호, 5억5000만→2억9000만원
박석민, 6억여 원 삭감 ‘리그 최다’

프로선수 가치는 연봉으로 결정된다. 선수들은 각자 몸값을 높이기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 스타성을 갖춘 뛰어난 선수는 일반인이 상상도 못 할 큰돈을 만지게 되고, 그 액수는 만천하에 공개된다. 그러다 보니 연봉은 선수들 자존심으로 연결된다.

2023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이 선수단 연봉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이에 걸맞은 대우를 받았지만 물의를 일으키거나 구단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낸 이들은 삭감을 피하지 못했다.

왼쪽부터 키움 이정후, LG 고우석, 키움 안우진.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이정후(25)는 11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연봉에서도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자유계약선수(FA)나 다년계약, 해외선수 복귀 등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고 1년 계약에 1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건 이정후가 처음이다. 이정후는 3년차였던 2019년부터 5년 연속 연차별 최고 연봉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 시즌 이정후가 받은 7억5000만원은 류현진이 2011년 한화에서 받은 4억원보다 3억5000만원이나 많은 액수다. 여기에 올해 사인한 연봉은 2020년 김하성이 기록한 7년차 최고 연봉인 5억5000만원보다 두 배 많다. 2023시즌을 끝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이정후는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며 계약 완료 소감을 전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과 마무리로 자리 잡은 키움 안우진(24)과 LG 고우석(25)도 연봉을 보면 절로 미소가 나올 것 같다. 투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안우진은 지난 시즌 연봉 1억5000만원에서 133.3% 인상된 3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 2억7000만원을 받던 세이브왕 고우석은 59.3% 오른 4억3000만원을 받게 됐다. 신인왕 두산 정철원은 3000만원에서 233.3% 오른 1억원에 협상을 마쳤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SSG도 기분 좋게 연봉협상을 끝냈다. 최지훈과 김민식, 최경모, 오원식, 최민준 연봉이 두 배 이상 올랐고, 올 시즌 거포 야수 가능성을 보여준 전의산은 연봉이 3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200% 인상됐다. 또 LG 김윤식과 문보경, 문성주, 롯데 황성빈, 한화 김인환, 두산 곽빈, KIA 이준영과 황대인, 이창진 등도 몸값이 1년 새 2배 이상 비싸졌다.

KT 강백호(왼쪽), NC 박석민.

반면 ‘천재타자’ KT 강백호(24)는 연봉삭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 시즌 5억5000만원을 받았던 강백호는 2억9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62경기밖에 뛰지 못한 탓이다. 뒤늦게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강백호는 “연봉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박석민(37)은 리그에서 연봉이 가장 많이 깎인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7억원을 받았던 박석민은 5000만원에 2023시즌을 치른다. 방역수칙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던 박석민은 지난 시즌 복귀해 16경기 타율 0.149로 부진했다. 박석민은 은퇴까지 고민했지만 강인권 NC 감독은 박석민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음주운전으로 70경기 출장정지징계를 받은 하주석(29)은 2억90만원에서 50.2% 줄어든 1억90만원을 받게 됐다.

LG 송은범(39)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했다. 2021시즌 무릎을 다친 송은범은 지난 시즌 복귀했지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제외될 정도로 부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