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남한 유일’ 고구려계 유물 순흥 벽화고분 정비

113억원 들여 대대적 정비 추진

경북 영주시가 사적 ‘순흥 벽화고분’을 정비해 보존하고 관광 자원화한다

 

시는 6일 “문화재청으로부터 순흥 벽화고분 종합정비계획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2033년까지 총사업비 113억원을 투입해 순흥 벽화고분의 가치를 보존하고 관광자원 기반을 마련한다.

 

영주 순흥고분 벽화 복원본. 영주시 제공

사업 계획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먼저 단기계획(2024~2028년)으로 문화재 구역의 사유지를 매입하고 벽화고분 보존을 위한 연구계획을 수립한다.

 

중기계획(2029~2033년)은 주변 고분군 발굴조사와 정비, 고분 탐방로 신설, 전시 고분 설치, 벽화고분 모형관 보수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장기계획(2033년 이후)은 벽화고분 박물관 건립 추진이다.

 

삼국시대 벽화고분 대부분은 북한과 중국에 분포한다. 국내에 남아 있는 벽화고분은 총 5기이며, 그중 2기가 영주에서 확인됐다. 순흥 벽화고분은 남한 유일의 고구려계 벽화고분이다. 1985년 이명식 대구대 교수가 발견했다.

 

순흥 벽화고분은 남한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벽화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고분 내부에는 역사상(力士像)을 비롯해 연꽃, 구름무늬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무덤이 조성된 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명문이 확인된 흔치 않은 사례로 꼽힌다.

 

순흥 벽화고분에서 300m 떨어진 곳에는 어숙묘가 있다. 이곳 역시 벽화고분으로 석실로 출입하는 돌문에서 명문이 확인됐다. 시는 2018년 순흥 벽화고분 주변 일원에 대한 정밀지표조사 결과 순흥 벽화고분과 어숙묘가 위치한 비봉산에만 수백 기의 삼국시대 고분이 분포한 것으로 확인했다. 

 

박남서 영주시장은 “순흥 벽화고분과 주변에 산재한 수많은 고분은 고대 교통로인 소백산 죽령을 둘러싼 고구려와 신라의 패권 다툼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며 “지역의 우수한 문화자산을 보존하고 정비해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